LG 신민재(가운데)가 13일 대구 삼성과 PO 1차전 7회초 2사 1·3루서 1타점 좌전적시타를 때린 뒤 주루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대구|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신민재는 2019년부터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2020년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선 연장 13회말 끝내기안타를 터트린 짜릿한 기억도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주전보다는 백업으로 뛴 경기가 많았다. 개인 성적도 그다지 좋진 않았다. 처음으로 주전을 꿰찬 뒤 치른 지난해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에선 5경기 타율 0.167(18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로 부진했다. 정규시즌 막판 다리 근육을 다친 탓에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 PS에선 다르다. 페넌트레이스에 이어 PS 들어서도 거뜬히 제 몫을 하고 있다. 정규시즌 중반부터 리드오프 홍창기에 이어 2번타자로 배치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문성주의 부상 이탈 이후 신민재를 2번 타순에 기용해 큰 효과를 봤다. 신민재는 문성주 못지않은 높은 출루율에 뛰어난 작전수행 능력을 더해 팀 득점에 이바지했다. PS를 맞아 문성주가 합류했지만, 신민재는 2번 자리를 지켰다. 문성주의 햄스트링 상태가 완전하지 않기도 하지만, 염 감독은 신민재가 2번 타순에 들어갔을 때 좀 더 다양한 공격방법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신민재는 그 기대에 화답했다. 준PO 5경기의 출루율은 0.400이었다. 또 매 경기 안타를 뽑았다. 13일 삼성과 PO 1차전 원정경기에서도 안타로만 2차례 출루했고, 타점도 1개를 올렸다. 그 덕에 LG 코칭스태프는 테이블세터진만큼은 전혀 고민하지 않고 가을야구를 치른다.
염 감독은 신민재가 경험만 쌓으면 2루수 골든글러브까지 노려볼 만한 자질을 갖췄다고 높게 평가해왔다. 신민재는 올해 정규시즌에 이어 PS에서도 꾸준한 모습을 보이며 염 감독의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한 신민재의 가을 스토리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대구|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