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두현 감독이 23일 콸라룸푸르 페탈링자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셀랑고르(말레이시아)와 2024~2025시즌 ACL2 조별리그 H조 원정 3차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 김두현 감독(42)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한다. 그러나 계획대로 되지 않고 있다.
전북은 23일 콸라룸푸르 페탈링자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2) 조별리그 H조 원정 3차전에서 셀랑고르(말레이시아)에 1-2로 패했다. 2승 끝에 첫 패배를 안은 전북은 조 2위(승점 6)에 위치했다.
경기 내내 전북은 셀랑고르의 빠른 역습과 단단한 수비에 고전했다. 전반 31분 상대 프리킥에 이은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하리스 하이칼(말레이시아)을 놓치며 실점했고, 2분 뒤에는 배후공간으로 침투한 알리 올완(요르단)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전반 40분 권창훈의 헤더골로 추격의 불씨를 지피는 듯했으나, 기세를 잇지 못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실점 상황에서 집중력이 부족했다.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득점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돌아보며 “어린 선수들이 많이 투입됐는데, 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 감독은 진태호(18), 박채준(21) 등 젊은 선수들을 대거 선발로 내세웠다. 선발출전한 11명의 평균 나이는 25.9세로, 19일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과 34라운드 홈경기(0-2 패)의 28.4세보다 현저히 낮았다.
리그와 ACL2를 병행하는 전북은 선수단을 둘로 나눠 운용 중이다. 리그에선 정예 자원들을 뛰게 하고, ACL2에선 유망주들을 활용해 경험을 쌓게 함으로써 선수단 전체의 체력 안배를 꾀하고 있다. 송민규, 문선민, 이영재 등 주축 선수들은 이번 말레이시아 원정에 동행하지 않고 전주에 남아 훈련했다.
하지만 이원화 정책의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전북은 리그 11위(9승10무15패·승점 37)로 강등권에 처져있다. 최근 리그 2연패와 셀랑고르전 패배로 분위기까지 떨어져 최대 위기를 맞았다. “우리에게 K리그와 ACL2는 둘 다 중요하다. 모두 승리를 챙겨야 한다”는 김 감독의 약속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2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제주 유나이티드와 K리그1 35라운드 원정경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