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는 2020도쿄올림픽을 시작으로 여러 국제대회를 누비며 단숨에 한국여자수영의 희망으로 거듭났다. 사진출처|이은지 공식 SNS
수영국가대표팀 이은지(18·방산고)는 오륜중에 재학 중이던 2021년 국가대표선발전을 당당히 통과해 2020도쿄올림픽에 출전했다. 이어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2024파리올림픽, 3번의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잇달아 출전하며 여자배영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한마디로 한국여자수영의 희망이다.
2012년 올림픽 출전 기준기록이 생긴 이래로 중학생의 올림픽 출전은 2021년 이은지가 처음이었다. 특히 지난해 가을 항저우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뚜렷해졌다. 항저우에서 이은지는 은메달 1개(여자혼계영 400m), 동메달 4개(여자배영 100m·여자배영 200m·여자계영 800m·혼성혼계영 400m)를 따냈다. 여자배영 100m(1분00초03)와 200m(2분08초81) 한국기록도 그의 차지다.
성인이 되기 전부터 한국여자배영을 상징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26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막을 내린 2024 국제수영연맹 경영월드컵 2차 대회에 입상을 목표로 출전했지만, 여자 배영 50m 결선에서 8위(27초07)에 그친 게 못내 아쉽다.
이제 마냥 어린 나이가 아니란 사실을 이번 대회를 통해 재확인했다. 김승원(14·구성중), 문수아(16·서울체고) 등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고, 국제대회에서도 점점 자신보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어서다.
이은지는 “국제대회에 출전할 정도의 선수들이라면 모두 뛰어난 선수들이다. 나보다 어린 선수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난 3년간 몸 관리 요령과 레이스 운영이 늘었다고 자부하지만, 동생들도 그사이 성장했을 것이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수영과 성장만 바라본다. 대학 진학과 실업팀 입단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이은지는 “대학 입학을 위해 수시전형 접수를 해놓았고, 다음 달 수능도 준비하는 등 평범한 고교생처럼 진로 고민을 하고 있다”며 “수영을 시작한 이래로 자신감과 부족함 중 하나만 느꼈던 레이스는 없었다. 그만큼 매 레이스가 중요한데, 훈련환경과 스타일 등을 고려해 진로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