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아내와 아이, 그리고 팬들이 주는 책임감” 포항 한찬희가 끝까지 포기 않는 이유

입력 2024-10-29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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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한찬희(16번)에게 가족과 팬들의 존재는 큰 힘이다. 포항에서 2년차를 맞은 그는 “책임감이 생겼다. 남은 시즌 리그 4위 진입과 코리아컵 우승을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한찬희(16번)에게 가족과 팬들의 존재는 큰 힘이다. 포항에서 2년차를 맞은 그는 “책임감이 생겼다. 남은 시즌 리그 4위 진입과 코리아컵 우승을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책임감은 포항 스틸러스 한찬희(27)를 뛰게 하는 원동력이다.

올 시즌 한찬희는 포항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박태하 감독의 굳은 신뢰 속에 리그 28경기에 나섰다. 포항은 김기동 감독을 FC서울로 떠나보냈음에도 올 시즌 우려를 딛고 파이널A(1~6위)에 진입해 5위(14승10무11패·승점 52)를 달리고 있다. 한찬희는 탁월한 킥 능력과 넓은 시야로 중원사령관 역할을 해냈다.

2016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프로로 데뷔했고, 이듬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표팀에도 발탁돼 큰 기대를 모았다. 한때 스타일이 비슷한 베테랑 기성용(서울)의 후계자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황금세대’로 불린 1996~1997년생들이 주축이 돼 금메달을 따낸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들지 못했다. 이후 서울과 김천 상무를 거치며 반등을 노렸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포항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포항 소속으로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리그 19경기를 뛰며 K리그1 2위 돌풍과 FA컵(현 코리아컵) 우승에 힘을 보탰다. 시즌 후인 12월에는 결혼식을 올렸다.

최근에는 아내가 임신했다. 경사에 힘을 얻은 한찬희는 이달 1일 상하이 하이강(중국)과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홈 2차전에서 첫 골을 터트렸다. 공을 상의 안에 집어넣고 엄지를 입에 무는 ‘젖병 세리머니’까지 펼치며 아내와 태어날 아이에게 사랑을 전했다.

“아내와 아이에게 좋은 선물이 되지 않았을까”라며 득점 당시를 떠올린 그는 “가족이 생기고 나서 책임감이 더 생겼다. 가정을 꾸리니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규칙적 생활 패턴이 만들어지더라. 덕분에 심적으로 안정감도 더해졌다”고 밝혔다.



올 시즌이 쉽지만은 않다. 포항은 2라운드부터 12경기 무패행진(7승5무)을 달리며 순조롭게 출발했으나, 25라운드부터 6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다행히 연패를 끊고 이제 상위권 도약을 노린다. 한찬희는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팀이 연패를 하는 동안 팬들이 홈경기 때 경기장으로 들어오는 선수단 버스를 오히려 환대해주더라.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선수들 모두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가족의 존재와 팬들의 응원으로 한층 성장한 한찬희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3경기가 남은 K리그 일정은 물론 11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울산 HD와 코리아컵 결승이다. 그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리그 4위 안에 들고 싶다. 그리고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코리아컵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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