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 가능’ 야구대표팀에선 유틸리티로 변신하는 LG 신민재

입력 2024-11-04 14: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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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재가 2일 고척돔에서 열린 쿠바와 평가전에서 안타를 뽑고 있다.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단 그는 2루수와 외야수를 겸업한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신민재가 2일 고척돔에서 열린 쿠바와 평가전에서 안타를 뽑고 있다.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단 그는 2루수와 외야수를 겸업한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야구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신민재(28·LG 트윈스)는 훈련에 앞서 외야수 글러브를 챙겼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인데,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요청도 있었다.

신민재가 실전에서 외야수로 그라운드를 밟는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2일 고척돔에서 열린 쿠바와 2차 평가전 막판 2루수에서 중견수로 변신했다. 2이닝을 외야수로 뛰었다.

지난해부터 LG의 주전 2루수로 자리 잡은 신민재에게 외야는 낯선 자리가 아니다. 그는 프로 데뷔 이후 줄곧 외야수와 내야수를 겸업했다. 2022년까지는 내야수보다는 외야수로 소화한 수비이닝이 더 많았다. 주로 대주자로 나섰던 2023시즌 초반에도 외야수로 21이닝을 수비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부터 큰 변화가 그에게 찾아왔다. 2루수로도 괜찮은 수비력을 뽐내고, 타석에서도 경쟁력을 과시한 덕분에 6월부터 주전 2루수로 자리를 잡았다. 도루 능력은 물론 작전수행 능력도 뛰어나 LG 코칭스태프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그러면서 외야수 겸업을 사실상 중단했다. 올 시즌에는 외야수로 뛴 적이 단 한 차례뿐이었다. 선수들의 교체가 활발하게 이어지면서 외야수 자리에 구멍이 발생하자, 1경기 3이닝을 소화한 게 전부다.

하지만 신민재의 멀티 포지셔닝 능력이 대표팀에선 요긴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대표팀 예비 엔트리를 확정한 뒤 잇달아 부상자가 발생해 외야수 자원이 4명밖에 남지 않았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현재 소집해놓은 선수들의 포지션 이동을 통해 외야수가 풍족하지 않은 상황을 이겨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민재처럼 팀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해본 경험을 갖춘 선수들이 13일부터 대만에서 펼쳐질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동안 멀티 포지션을 소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제대회에선 엔트리가 한정적이라 대표팀 내 유틸리티 플레이어들이 많을수록 코칭스태프가 다양한 구상과 작전을 시도할 수 있다.

신민재가 태극마크를 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팀의 주전 2루수로 자리 잡은 지 만 2년이 되지 않았지만, 국가대표로 발탁될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은 것이다. 여기에 위급한 상황에선 포지션을 옮겨 활약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췄으니 대표팀 코칭스태프로선 신민재의 존재가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태극마크를 달고 누상은 물론 내·외야를 전천후로 누비는 ‘국가대표 신민재’의 맹활약을 기대해본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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