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달수 대표이사가 팀의 창단 첫 K리그2 강등의 책임을 지고 15일 사임하기로 했다. 사진제공|인천유나이티드
인천 유나이티드 전달수 대표이사(63)가 팀의 창단 첫 K리그2 강등의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
인천 구단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 대표이사가 성적 부진을 책임지기 위해 15일을 끝으로 대표직을 사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전 대표는 인천이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대전하나시티즌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37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져 강등이 확정되자, 사임 의사를 내비쳤다. 당시 전 대표는 “좋은 구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팀의 강등을 막을 수 없어 정말 죄송하다. 내 책임이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2003년 창단해 2004시즌부터 K리그 무대에 뛰어든 인천의 역사에서 전 대표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2019년 초 부임해 6시즌 동안 구단을 진두지휘했다. 2022시즌에는 팀을 4위로 이끌며 창단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일구는 등 인천의 황금기를 열었다. 때로는 사비를 구단 운영에 보탤 정도였다.
그러나 올 시즌 강등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애초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그는 인천과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아쉬움 속에 헤어지게 됐다. 올 시즌 인천시의 예산이 동결된 가운데, 여름이적시장에서 전력보강 실패와 아쉬운 소방수 선임 등이 맞물린 결과다.
전 대사의 사임을 시작으로 구단 내부에선 사상 첫 강등의 후폭풍이 계속 몰아칠 전망이다. 강등에 따른 시예산 삭감과 그에 따른 선수단의 엑소더스가 불가피하다. 2027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임중용 단장의 거취와 보직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 다음 시즌 구단 수뇌부가 전면 교체된다고 해도 처음으로 겪는 2부 무대에서 새 판을 짜는 게 쉽지 않다. 앞서 2부로 강등됐던 ‘왕년의 명가’들이 수년간 승격하지 못하고 허덕이는 게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
일단 인천은 후임 대표이사 선임을 위해 시의 결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후임 대표이사로 사내이사 중 한 명을 선임하거나,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외부에서 데려오는 등 2가지 방안 모두 가능하다. 당분간은 임 단장이 대표이사 대행을 맡는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