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재건축 투시도. 사진제공|부산광역시
부산시가 사직구장을 재건축하겠다고 다시 발표했다. 직전 논의에 비해선 일부 진일보해 기대가 커지는 한편 또다시 공수표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뒤따른다.
부산시는 20일 “박형준 시장이 오늘 롯데 자이언츠와 협의 진행 결과 등을 바탕으로 사직구장 재건축, 종합운동장 복합개발 추진 현황과 계획을 담은 비전을 직접 발표했다”고 밝혔다. 2028년부터 2030년까지 현 사직구장을 재건축해 2031년 개장하는 게 목표다. 박 시장은 “사직구장을 국내 최고의 시설을 갖춘 부산의 스포츠 랜드마크로 조성해 새로운 개념의 지속 가능한 스포츠문화 콤플렉스로 시민 여러분께 되돌려드릴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부산 신구장 건축은 선거철 단골 공약에 그치거나 논의 단계에 머문 적이 많은 사안이다. 지난해 시 차원에서 공식 용역 절차를 처음 거쳐서 기대를 모은 적은 있다. 단, 대체 구장 선정이 문제였다. 부산시는 롯데가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대체 구장으로 사용하는 동안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가 경기를 치를 곳을 잘 준비해주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계획 단계부터 롯데가 사용할 대체 구장을 주경기장으로 확정했다. 부산시가 향후 축구계 사정을 꾸준히 살펴야만 하겠지만, 사직구장 재건축 논의만 볼 때는 지난해 논의에 비해 진일보한 것이다. 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하는 비용은 롯데와 시가 7대3으로 나누고, 추가 발생 비용은 시가 부담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시기는 지난해 계획보다 미뤄졌다. 애초 2025년 10월 부산에서 전국체육대회를 마치면 2026년 공사를 시작해 2029년 개장하는 게 목표였다.
현재 용역 결과가 연말 안에 나오는 것으로 예상돼 긍정적 측면은 있다. 단, 타당성 조사를 다시 거치고 중앙투자심사 등 핵심 절차가 남았기에 시기상조라는 평가 또한 뒤따르고 있다. 다시 말해 재건축이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는 얘기다.
시는 사직구장을 개방형으로 재건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돔구장은 아니기에 아쉬워하는 반응이 적지 않다. 애초 지난해에는 돔구장 건설 자체가 고려되지 않았다. 올해는 검토 정도는 이뤄졌다. 박 시장은 “(돔구장을) 검토했지만, 건축비가 1조 원이 투입되는 등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