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잡고 우승한 대만, 한국야구도 자극 받아야 한다!

입력 2024-11-25 1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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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일본과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3점홈런을 터트린 대만 천제슈엔(왼쪽). 사진 캡처|CPBL 공식 SNS

24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일본과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3점홈런을 터트린 대만 천제슈엔(왼쪽). 사진 캡처|CPBL 공식 SNS


한국야구는 과거 굵직한 국제대회 때마다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로 대만을 지목했다. 항상 난적으로 꼽혔지만, 맞대결에선 늘 승리한 덕분에 대만은 당연히 잡고 가야 할 상대로 여겼다. 장타이샨, 천친펑, 펑정민, 린즈셩, 왕첸밍, 천관위 등 대만을 넘어 일본과 미국에서도 주목받던 선수들이 즐비했지만, 한국선수들은 대만을 조금도 겁내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대만은 24일 막을 내린 제3회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에서 일본을 4-0으로 꺾고 우승했다. 에이스로 활약한 린위민(아마릴로 소드푸들스), 린안커, 천제슈엔(이상 퉁이 라이온즈), 천천웨이(라쿠텐 몽키스) 등을 앞세워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한국은 대만과 조별리그(1라운드 B조) 첫 경기에서 3-6으로 패한 여파로 슈퍼라운드(4강)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대만은 과거 스타들의 위상이 엄청났던 까닭에 전력이 약해졌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 미국, 일본 등 큰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프리미어12 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얻었다. 과거의 스타들이 대표팀 코치를 맡아 새로운 스타를 키우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한국야구는 세대교체에 성공한 대만의 이번 대회 우승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야구는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15년 제1회 프리미어12 우승까지 차지하며 세계 정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후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을 제외한 주요 국제대회에서 늘 일찍 짐을 쌌다.

양현종(KIA 타이거즈), 김광현(SSG 랜더스) 등 베테랑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고, 이들이 대표팀을 떠나자 에이스를 찾기도 어려웠다. 지난해 WBC와 APBC, 올해 프리미어12에서 젊은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며 해법을 찾고자 했지만, 완벽하게 손발을 맞추려면 아직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은 그동안 늘 일본을 넘어서기 위해 애썼다. 일본야구의 인프라와 테크닉은 단연 아시아 최강이다. 한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국이 일본을 이길 때마다 ‘정신력의 승리’라는 평가가 뒤따랐던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는 자아도취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였다. 그러나 세대교체는 더뎠고, 결국 이번 대회에선 일본에 이어 대만에도 밀렸다.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로 남지 않으려면 대만의 우승에 자극받고 발전 방향을 찾아야 한다. 대만의 우승은 한국야구에도 큰 교훈을 남겼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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