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리가 15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서울대회’ 여자 500m 준준결선에서 질주하고 있다. 목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여자쇼트트랙대표팀 김길리(20·성남시청)는 첫 시니어 무대였던 2022~2023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월드투어 이전 명칭) 시리즈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선수들 중 가장 높은 월드컵 랭킹 포인트(700점·4위)를 쌓았다. 여세를 몰아 2023~2024시즌에는 월드컵 랭킹 1위(1211점)에게 주어지는 ‘크리스털 글로브(우승 트로피)’를 수상했다. 든든한 선배이자 대표팀 에이스였던 최민정(26·성남시청)이 1년간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사이 김길리는 몇 뼘이나 더 자랐다.
2024~2025시즌 월드투어에서도 김길리는 변함없는 기량을 뽐내고 있다. 1차 대회(캐나다) 1500m에 이어 안방 목동아이스링크에서 펼쳐진 ‘KB금융 2024~2025 ISU 월드투어’ 4차 대회 여자 1000m와 혼성계주 2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최민정과 함께 레이스를 펼친 14일 여자 1000m 결선에서 금메달(최민정 동메달)을 따낸 게 돋보인다. 인코스 추월 시 제재가 대폭 강화된 상황에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중장거리 종목에서 막판까지 체력을 유지하며 다른 선수들을 추월하는 능력은 김길리의 트레이드마크다.
대회 마지막 날인 15일에도 김길리의 활약은 계속됐다. 2분38초03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낸 혼성계주 2000m에서도 최민정과 함께 레이스 초반 흐름을 잡는 데 일조했다. 김길리는 판커신(중국), 킴 부탱(캐나다), 잔드라 벨제부르(네덜란드) 등 강력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선두로 나섰고, 마지막 주자 박지원(서울시청)이 특유의 스피드를 앞세워 끝까지 1위를 지켜냈다. 여자 500m와 1500m에선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자신의 기량을 한껏 보여줬다.
김길리는 이날 대회 일정을 마친 뒤 “개인전 두 종목에서 결선에 오르고도 메달을 따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홈에서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체력적인 부분에서 많이 힘들다는 것을 느꼈다. 이 점을 보완하면서 앞으로 남아있는 경기를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목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