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서울 신문로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4선 연임 도전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4연임 도전’을 결정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62)이 자신과 대한축구협회(KFA)를 향한 비판을 수용하고 변화를 약속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회장은 19일 서울 신문로 포니정재단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55대 KFA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내년 1월 8일 치러질 선거는 정 회장과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특히 정 회장이 처음 한국축구의 수장이 된 2013년 1월 선거 이후 12년 만의 경선이라 관심이 크다.
정 회장은 “지난 몇 개월간 미진한 운영으로 많은 질책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무엇을 개선할지, 시스템 문제인지, 회장 개인의 문제인지 깊이 고민했다”며 “모든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감사하다”고 입을 열었다.
홍명보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 회장은 “절차대로 진행됐다. 인사는 과정이 아닌 결과”며 문제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으나, “논란을 반복하지 않겠다. 기업인으로 효율을 중시했던 것이 패착이었다. (당선된다면) 소통을 중요시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을 전제로 ‘마지막 임기’라고 못을 박은 정 회장은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가 내년 완공을 앞뒀고, 디비전 시스템도 완성되진 않았으나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지난 4년의 임기를 돌아본 뒤 “프로젝트를 마치는 것이 책임감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가족 등 주변의 만류에도 출마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4번째 정몽규 체제’는 숱한 난관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갈등 구도부터 해결해야 한다.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을 기점으로 KFA를 감사한 문체부는 선수들에게 모두 전달되지 않은 2022카타르월드컵 상금 분배와 2023년 아시안컵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 역시 정 회장에게 묻고 있다.
정 회장은 “대부분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들은 월드컵 상금의 30~45%를 선수들에게 지급한다. 30%는 대회 경비, 나머지는 유소년 발전 등에 사용된다”고 설명한 뒤 “아시안컵 유치 실패 요인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요구한 재정기여를 충족시키지 못해서다. 600억 원을 제시했는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공동으로 1800억 원을 제시했다. 현실적으로 무리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예상되는 문체부의 제재 수위는 적잖이 걱정스럽다. 대한체육회를 통한 회장 인준 거부 가능성이 있고, 축구종합센터 국고보조금과 관련한 과징금 부과, 보조금 지급 중단 등도 가능하다. 정 회장은 “용도 문제에 50억 원대 과징금은 과하다. 아직 건립 중이라 당장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며 “정부 보조금은 예산의 16~17% 정도로, 없으면 유소년 및 여자축구 등 특정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문체부를) 잘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