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채흥, 김민석, 오원석(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선 전력 보강을 위해 핵심 유망주의 출혈까지 감수하는 구단이 많다. 특히 1차지명 또는 1라운드 지명 선수가 적잖게 이동해 화제다. 스토브리그 첫 소식 또한 각 구단 1차지명 기대주가 팀을 옮기는 내용으로 장식됐다.
10월 31일 SSG 랜더스는 핵심 기대주 오원석을 KT 위즈에 내주고 김민을 받는 트레이드로 스토브리그의 개막을 알렸다. 오원석은 2020년, 김민은 2018년 1차지명을 받은 기대주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오원석-김민의 트레이드를 시작으로 적잖은 ‘1라운더’가 이적했다. 지난달 롯데 자이언츠는 두산 베어스에서 정철원, 전민재를 얻으려고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 품은 김민석(전체 3순위)을 포함해 3명을 트레이드했다. 이어 프리에이전트(FA) 장현식을 잡은 LG 트윈스가 강효종(2021년 1차), 최원태를 품은 삼성 라이온즈가 최채흥(2018년 1차)을 보상선수 내줬다.
구단마다 이런 출혈을 감수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SSG는 강속구 우완 김민에게서 선발과 불펜으로서 잠재력을 모두 봤고, KT는 줄곧 좌완이 무척 귀했다. 롯데는 내부 FA 구승민, 김원중이 잔류했지만, 불펜 자체는 헐겁다. 불펜 선수층이 얇아서 올 시즌 연쇄 부진과 이탈을 견디지 못했다. LG는 지난해 통합우승 이후 불펜을 보강하지 않았다가 낭패를 본 교훈을 잊지 않았다. 장현식이 B등급 FA여서 보호선수를 25인밖에 묶지 못해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앞둔 강효종을 풀었다. 삼성은 기존 선발진에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 저연차 투수가 적지 않았는데도 최원태 영입에 나섰다가 좌완 선발을 내주기에 이르렀다.
스토브리그를 달군 ‘1라운더’ 5명에게는 남다른 잠재력이 있다. 각 구단이 당해 첫 번째 지명권을 쓴 이유가 있다. 김민석은 1차지명 폐지 이후 첫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야수 중 처음으로 호명됐다. 당시 롯데는 고교 최고 타자는 물론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버금가는 타격 능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강효종을 품은 KIA 역시 “1차지명으로 입단하지 않았느냐”며 “그만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1라운더’ 5명에게 이적이 또 다른 계기가 될지 궁금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