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6일 신태용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사진출처|인도네시아축구협회
신태용 인도네시아대표팀 감독(56)이 전격적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6일 “성인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을 겸직한 신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며 “대표팀의 장기적 목표에 대해 오랫동안 신중히 고려한 결과”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신 감독과 인도네시아축구협회가 2027년 6월까지 계약을 연장했던 사실을 고려하면, 사실상 경질이다.
갑작스러운 이별이다.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이 2019년 지휘봉을 잡은 뒤 크게 발전했다. 지난해 초 펼쳐진 2023카타르아시안컵에서 사상 최초로 대회 16강에 진출했고,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의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신태용 매직’은 계속됐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으로 이끌었다. 인도네시아의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역시 사상 처음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인도네시아는 최종예선 C조에서 1승3무2패, 승점 6으로 3위를 달리고 있어 월드컵 본선 진출 희망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러 업적을 뒤로하고 인도네시아를 떠나게 됐다. 인도네시아 매체 콤파스는 “인도네시아축구협회와 에릭 토히르 회장은 대표팀의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변화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또 이탈리아 투토스포르트의 보도를 인용해 “인도네시아는 체력과 속도에 집중하는 신 감독이 아니라 본질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럽 감독의 선임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4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 일렉트릭컵에서 부진이 결정적 계기인 듯하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대회 조별리그 B조에서 미얀마(1-0 승), 라오스(3-3 무), 베트남, 필리핀(이상 0-1 패)을 잇달아 상대해 승점 4로 3위에 그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신 감독은 대표팀 의무 차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이번 대회에 20대 초반 유망주들을 대거 내세웠다. 젊은 선수들을 발굴하고 경험을 쌓게 해 미래를 도모하려던 구상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