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정몽규 회장, 신문선 교수,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왼쪽부터)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사진출처｜대한축구협회, 뉴시스, 스포츠동아DB
대한축구협회(KFA) 선거운영위원회가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중단됐던 회장 선거를 23일 치르기로 했다.
KFA 선거운영위는 9일 “제55대 회장 선거를 23일 시행하기로 했으며, 선거인 명부 작성을 위한 선거인단 재추첨은 12일 시행한다”고 밝혔다. 공지에 따르면, 선거인 명부 열람은 13일부터 사흘간이다. 이 기간 개인정보 확인 및 수정 절차를 밟는다. 이어 16일 선거인 명부가 확정된다. 이때부터 22일까지가 선거운동기간이다.
애초 KFA 회장 선거는 4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회장과 허정무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의 3파전으로 8일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허 전 감독이 지난달 30일 낸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이 7일 인용하면서 잠정 중단됐다. 허 전 감독이 가처분 신청의 이유로 들었던 ▲불투명한 KFA 선거운영위 구성 ▲일정 및 절차
가 제때 공고되지 않은 불공정한 선거 관리 ▲규정(194명)보다 21명 부족한 선거인단 구성 등을 법원이 대부분 인정했다.
KFA 선거운영위는 법원의 지적 사항을 보완하고, 선거운영위 명단을 후보 캠프에 전달하는 한편 최초 선거인단에서 개인정보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아 제외된 21명 중 18명을 추가해 12일 선거를 치르자는 내용의 공문을 각 후보 캠프에 보냈으나, 허 전 감독과 신 교수는 모든 선거 절차를 다시 진행하자며 거부했다.
그러자 KFA는 9일 새로운 선거일을 통보하면서 외부업체를 섭외해 후보 대리인이 참관하는 가운데 선거인단을 추첨하고, 추첨을 통해 뽑힌 ‘3배수’ 예비 명단을 대상으로 개인정보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미동의자가 나와도 차순위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모두 법원에서 지적받은 사항이다. 법원은 후보자들이 선거인단 추첨을 확인 못 했고,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대상자들에게 받지 않은 부분, 이 과정에서 선거인단 21명이 빠진 것이 공정성을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KFA는 선거인단 대상자만 15만여 명에 달해 모두의 동의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고 ‘3배수’를 현실적 대안으로 마련했다.
‘범야권’ 캠프는 즉각 반발했다. 허 전 감독 측은 “KFA가 향후 방안을 논의하자며 소집한 9일 회의에서 23일 선거 진행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우린 이를 반대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 위탁할 것을 요청했다”며 사전 협의가 없었음을 재차 강조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지금은 무조건 선거를 강행할 것이 아니라 (논란의 불씨가 남은) 선거운영위부터 다시 구성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에 KFA는 “법원 지적을 최대한 보완했다”며 선거 진행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