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외국인투수 데니 레예스는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한층 더 강력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는 정규시즌에도 한 단계 올라선 투구를 펼칠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투수 데니 레예스(29)는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에 차려진 2차 스프링캠프에서 본격적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새로운 외국인투수 파트너 아리엘 후라도와 함께 삼성 선발진을 이끌어야 한다.
레예스는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했다. 26경기에 선발등판해 11승4패, 평균자책점(ERA) 3.81을 기록했다. 표면적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기복을 보이기도 했다. 전반기(7승3패·ERA 3.40)보다 후반기(4승1패·ERA 4.56) 성적이 다소 아쉽다. 8월에는 허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를 벗어나기도 했다. 90구 이상을 던지면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지는 약점도 노출했다.
하지만 레예스는 포스트시즌(PS) 들어 확실히 달라진 피칭을 거듭했다. 정규시즌 내내 1선발을 맡았던 코너 시볼드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PS 1선발의 중책을 맡아서도 부담감을 잘 이겨냈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경기에 선발등판해 모두 승리를 따냈고, 13.2이닝 동안 3실점 1자책점으로 ERA 0.66을 마크했다. 삼성이 LG를 3승1패로 따돌리고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 진출하는 데 앞장선 덕분에 PO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KIA 타이거즈와 KS에서도 호조를 이어갔다. 3차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5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하지만 KS가 5차전으로 끝나면서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지난해 PS 3경기에서 모두 100구 이상을 던졌지만, 경기 후반부에도 타자들을 압도하며 정규시즌에서 드러났던 약점마저 지웠다.
KBO리그에서 2번째 시즌을 보낼 레예스가 정규시즌에도 지난해 PS와 같은 쾌투를 이어간다면 삼성은 지난해보다 더 안정된 ‘선발야구’를 구사할 수 있다. 삼성은 이번 겨울 후라도와 최원태를 영입해 지난해보다 더 강력한 선발진을 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예스가 지난해를 넘어서는 성적을 거둔다면, 지난해 실패한 정상 등극에 재도전하는 삼성에는 천군만마가 아닐 수 없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