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시즌 KLPGA 투어에서 ‘빅2 골프구단’으로 꼽히는 메디힐과 삼천리의 ‘넘버 1’ 경쟁이 볼만하게 생겼다. 메디힐 소속 박현경(왼쪽)과 삼천리를 메인 후원사로 둔 박보겸. 사진제공 | 메디힐‧KLPGA
202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을 앞둔 지난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화제의 중심에 선 구단은 메디힐이었다. 지난해 3승을 거둔 공동 다승왕 5명 중 박현경과 이예원, 배소현 등 무려 3명을 한꺼번에 영입했고 더불어 통산 2승의 주인공 한진선까지 품에 안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올 시즌 메디힐은 새롭게 합류한 4명을 비롯해 이다연 이채은2 등 정규투어 8명, 2부 투어에서 뛰는 홍예은과 안지현 등 총 10명의 국내 투어 선수와 김아림 안나린 등 해외파 2명까지 총 12명으로 구성된 ‘공룡 구단’을 꾸렸다.
18일 현재 KLPGA 투어 홈페이지에 따르면 국내 여자골프에는 총 42개의 구단이 있다. 구단별로 천차만별이지만 적게는 1명부터 많게는 두 자릿수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메디힐에 이어 두 번째로 선수가 많은 구단은 삼천리다. 삼천리는 시즌 개막전으로 펼쳐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박보겸과 지난해 공동 다승왕 중 한 명인 마다솜, 2024년 신인왕 유현조, 고지우 고지원 자매 등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이유로 몇몇 기업들이 골프 선수 후원 시장에서 손을 빼는 상황에서 메디힐과 삼천리는 분명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셈이다.
선수 숫자나 면면으로 볼 때 2025시즌 ‘빅2 골프단’으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메디힐과 삼천리의 개막전 결과는 삼천리의 완승으로 끝났다. 삼천리는 새 영입선수 박보겸이 챔피언 트로피를 차지하고 2위 고지우, 공동 4위 마다솜 유현조, 10위 전예성 등 톱10에 무려 5명이 이름을 올리며 ‘막강 파워’를 과시했다. 반면 메디힐은 배소현과 한진선이 공동 15위, 이예원이 공동 22위, 박현경이 공동 27위 머물며 톱10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막 출발 총성이 울렸을 뿐이다. 두 구단은 21일부터 사흘간 전남 여수시 디오션CC(파72)에서 열리는 구단 대항 이벤트 대회 ‘신비동물원·디오션 컵 골프구단 대항전 with ANEW GOLF’에서 또 한번 자존심 싸움을 벌인다. 올 시즌 ‘넘버 1 골프단’을 노리는 삼천리와 메디힐의 치열한 경쟁은 시즌 말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2025년 KLPGA 투어를 관통하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