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공사 후반기 반등의 중심은 아시아쿼터 공격수 타나차(26번)다. 도로공사는 타나차와 다음 시즌도 함께 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KOVO
시즌이 저물고 있는 상황이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는 2024~2025시즌 후반기 들어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정규리그 3라운드까지는 5승13패로 하위권을 맴돌았으나, 4라운드 이후 17경기에선 무려 11승을 쓸어 담았다. 특히 6라운드에는 4승1패다. 반격 시점이 좀 더 빨랐더라면 ‘봄배구’도 충분히 넘볼 만했다.
도로공사의 환골탈태에는 아시아쿼터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타나차의 지분이 몹시 컸다. 태국대표팀 주축 공격수로 활약해온 그는 지난해 12월 도로공사에 대체 아시아쿼터 선수로 합류해 꾸준히 좋은 활약을 펼쳤다. 23경기(94세트)에서 375점을 뽑았다.
타나차는 V리그 신입생이 아니다. 아시아쿼터가 도입된 2023~2024시즌 도로공사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데뷔 시즌은 아쉬웠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출신답게 공격력은 괜찮았으나, 불안한 리시브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결국 재계약에 실패한 뒤 재차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에 참여했으나, 어디서도 불러주지 않았다.
애초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이 이번 시즌 뽑은 아시아쿼터는 카자흐스탄 출신 유니다. 그런데 기량이 처참했다. 컵대회부터 부진하더니 금세 퇴출당했고, 루마니아 무대에서 뛰던 타나차가 다시 호출됐다.
선택이 적중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위파위(현대건설)나 메가(정관장)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타나차는 충실한 플레이로 좋은 인상을 심었다. 여전히 목적타 서브 대처가 어렵고, 경기별로 다소 기복도 있으나 예전처럼 무너지진 않는다. 김 감독도 “리시브 부담을 많이 내려놓았다. 내줄 점수는 내줘도, 취할 점수는 확실히 취한다”고 칭찬했다.
그 덕에 도로공사의 공격 옵션은 한층 다양해졌다. 니콜로바-강소휘-타나차의 삼각편대가 고른 공격 점유율로 성과를 냈다. 김 감독이 줄기차게 강조한 ‘다채로운 분배’가 실현됐다.
도로공사는 타나차와 재계약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만한 카드가 마땅히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새 시즌 구상에 돌입한 김 감독은 타나차를 본래 자리인 아포짓 스파이커로 되돌리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확실한 외국인 아웃사이드 히터를 뽑으면 가능한 시나리오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