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외국인선수 윌리엄 쿠에바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멜 로하스 주니어(왼쪽부터).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KT 위즈 투·타의 핵이자, 일명 ‘스스스’(이름 끝 글자를 딴 별칭) 트리오로 불리는 윌리엄 쿠에바스(35),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9), 멜 로하스 주니어(35)가 팀의 ‘외국인 농사’를 올해도 풍작으로 이끌 태세다.
KBO리그 7년차가 된 쿠에바스는 여전히 KT의 에이스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 시즌에는 자신의 명예보다 팀을 먼저 생각한 모습도 돋보였다. 개막전 선발로 구단 최다 3회(2019·2022·2024년)나 나선 그는 KT의 상징적 투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헤이수스에게 개막전 선발등판 기회를 양보했다. 시즌 초 대진과 상대전적을 고려해 헤이수스를 먼저 내세우자는 코칭스태프의 전략적 판단을 따른 것이다.
쿠에바스는 시즌 첫 선발등판에서도 흔들림 없는 투구를 펼쳤다. 23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6.2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며 팀의 시즌 첫 승에 이바지했다. 그는 “개막 시리즈를 책임지는 것 자체로 영광이었다. 구단의 뜻을 알기에 개막전 선발로 못 나가도 괜찮았다”고 밝혔다. 이강철 KT 감독은 “쿠에바스가 제 역할을 다해줘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던 헤이수스도 연착륙 가능성을 내비쳤다. 22일 수원 한화전에서 6이닝 7탈삼진 1실점의 QS로 이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이튿날 이 감독은 취재진에 둘러싸인 헤이수스를 보며 “0점으로 막았어야지!”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이에 헤이수스는 “감독님이 선수 시절 얼마나 큰 성공을 이룬 분인지 잘 알고 있다. 조언 하나하나가 내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타선에선 로하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해 ‘강한 1번’으로 활약한 그는 올해는 2번타자로 새 리드오프 강백호와 함께 ‘강한 테이블세터’를 이룬다. 이 감독은 둘을 앞세워 상대를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하고자 한다. 23일 경기에선 바라던 장면도 나왔다. 0-2로 뒤진 4회말 선두타자 강백호의 볼넷 출루 이후 로하스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찬스를 키웠다. KT는 둘의 출루를 발판 삼아 4회말에만 3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날 경기 후 이 감독은 “둘(강백호-로하스)의 연속출루가 분위기를 바꾸더라”고 돌아봤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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