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 ‘교보재’로 언급하고, 中이 조롱하고…한국축구, 이상한 시대를 맞이했다

입력 2025-04-09 0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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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U-17 축구대표팀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 중인 AFC U-17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충격패를 당한 것이 일본과 중국 내에 적잖은 화제를 낳았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 U-17 축구대표팀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 중인 AFC U-17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충격패를 당한 것이 일본과 중국 내에 적잖은 화제를 낳았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를 일본이 교보재로 삼자고 하고, 중국에서는 조롱한다. 얼마 전까지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닛칸스포츠와 도쿄 스포츠 등 일본 언론들은 8일 “일본축구협회(JFA) 가게야마 마사나가 기술위원장이 전날(7일) 기술위원회에서 ‘한국축구의 수준이 떨어지는 현상을 반면 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가게야마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축구가 최근 연령별 대회에서 좋지 않은 성적에 그친 걸 주목했다. 언급된 경기는 3월 일본에서 열린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과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 중인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17세 이하(U-17)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한국-인도네시아전이다.

대학축구 정기전은 양국 대학 선발팀 간의 친선대회로, 올해 대회에서 한국은 0-1로 패했다. 스코어차는 크지 않았으나 한국 대학선발팀은 경기력에서 압도당했다. 가게야마 위원장은 “내용에서 격차가 컸고, 특히 한국은 제대로 슛을 시도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졸전은 계속됐다. 한국 U-17 대표팀은 인도네시아에 0-1로 졌다. 20개가 넘는 슛을 난사했음에도 1골도 뽑지 못한 채 후반 종료직전 결승골을 헌납했다. 특히 이 연령대에서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패한 건 이번이 최초다. 8일(한국시간) 아프가니스탄에 6골을 몰아쳐 6-0으로 압승했으나 예멘과 조별리그 최종전까지 치러봐야 8강행 여부를 알 수 있다.

가게야마 위원장은 “우리도 방심하면 한국처럼 추락할 수 있다. 기술위원회 차원에서 높은 목표로 꾸준히 발전하자고 결의했다”면서 “대학 관계자들은 한국이 패스 플레이에 집중한 일본과 비슷해진다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한국은 과거 일본의 기술에 맞서 힘과 에너지로 눌러버리는 축구를 구사했다. 과거 싱가포르 연령별 대표팀과 일본의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이끈 가게야마 위원장의 발언이기에 한 번쯤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런데 한국의 부진을 주목하는 건 일본만이 아니다. 중국 내에선 한국 U-17 대표팀아 인도네시아에 패한 것을 아예 조롱거리로 삼았다. ‘소후닷컴’과 ‘시나스포츠’ 등 중국 매체들은 “한국이 인도네시아에 지며 큰 위기를 맞았다”면서 지난해 10월 이 연령대 양국의 경기를 끄집어냈다. 한국이 졸전 끝에 2-2 무승부에 그친 사실을 상기시키며 “당시 한국을 거의 이길 뻔 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을 아예 라이벌 취급조차 하지 않은 한국에겐 자존심이 이만저만 상하는 것이 아니다.

공교롭게도 이런 보도가 나온 뒤 중국 U-17 대표팀은 조별리그 2연패로 일찌감치 토너먼트 탈락이 확정됐다. 그러나 한국도 진지하게 상황을 돌아봐야 한다. 결국 스스로 자초한 현상이다. 국가대표팀도 3월 오만~요르단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 2연전에서 모두 비기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6월로 미뤘다. 전반적인 부진에 휩싸였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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