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김현수(왼쪽)와 문보경이 해결사 능력을 발휘하며 타선을 쌍끌이하고 있다. 신일고 동문 선후배인 둘은 롤모델과 후계자에서 팀의 선두 질주를 함께 이끄는 주축이 됐다. 스포츠동아DB
문보경은 올 시즌 LG의 4번타자로 완벽히 자리매김했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연 타점 생산력이다. 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타점을 몰아치며 이 부문 1위에 오른 그는 14일까지 올 시즌 17경기에서 18타점(14일 기준)을 기록 중이다. 외국인타자 루벤 카디네스(키움·16개)가 그와 선두를 다툰다. 카디네스도 개막전부터 7연속경기 타점을 신고하며 기량을 뽐냈다. 문보경은 그 이상의 타점 생산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문보경은 지난해 144경기에 전부 출전하며 한층 성장했다. 2019년 LG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 개인 통산 처음으로 20홈런(22개), 100타점(101개)을 돌파하며 잠재력을 꽃피웠다. 염경엽 LG 감독은 5번타순을 주로 맡기다 올 시즌부터 4번 중책을 맡겼다. 문보경도 지난달 22일 롯데 자이언츠전와 개막전에서 10개 구단 1호 홈런을 터트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4번타자로 새롭게 출발한 그는 “더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로 거듭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김현수의 활약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깊은 슬럼프에 빠졌던 김현수는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4월 들어선 월간 타율 0.464(28타수 13안타)로 펄펄 날았다. 내용을 살펴보면 상황별 타격이 잘 이뤄졌다. 김현수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0.500으로 리그 전체 1위다. 중요도 높은 상황에서 주자를 한 베이스 더 보내거나, 적시타로 승리 확률을 한층 높였다. 그는 최근 타격 비결에 대해 “눌러서 치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밝힌 뒤 “연습한 게 도움이 돼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LG 타선을 쌍끌이하는 둘은 신일고 동문 선후배다. 문보경은 프로 무대를 누비는 김현수를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지금도 김현수가 롤모델이다. LG에 입단한 뒤에는 김현수의 후계자가 될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김현수도 문보경의 프로 적응을 적극 도왔다. 문보경은 “처음에는 TV로만 보던 선배여서 신기하기도 했다. 김현수 선배로부터 조언을 많이 들은 덕분에 지금까지 잘 적응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롤모델과 후계자로 인연을 쌓은 둘은 어느덧 LG의 주축으로 타선을 함께 이끌고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