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고영표가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과 원정경기에서 9이닝 무실점 완봉투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고 2승째를 따냈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T 고영표가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과 원정경기에서 9이닝 무실점 완봉투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고 2승째를 따냈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안정감이 남달랐다. KT 위즈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34)가 시즌 2승째를 완봉으로 장식했다.

고영표는 2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9이닝 동안 3안타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의 완봉투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2번째 승리를 올 시즌 첫 완봉이자 4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장식해 의미는 더욱 컸다. 4월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ERA) 0.41(22이닝 1자책점)의 놀라운 페이스다. 전날(19일) 11-1 승리에 이어 2연승을 달린 KT(12승1무10패)는 위닝시리즈(2승1패)에도 성공했다.

이날 고영표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주무기 체인지업과 투심, 커브를 완벽하게 조합해 키움 타선을 잠재웠다. 6회말 1사 후 임지열에게 중전안타를 맞기 전까지 단 한 번의 출루를 허락하지 않았다. 퍼펙트 행진이 마감된 직후에도 동요하지 않았다. 후속타자 어준서를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요리한 침착함이 돋보였다. 4회까지 침묵한 타선은 5회초 1사 2·3루서 김민혁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와 허경민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아 기지개를 켰고, 이후 3점을 추가해 고영표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후에도 7회말 루벤 카디네스, 9회말 어준서에게 안타를 맞은 상황을 제외한 모든 승부가 깔끔했다. 투심과 체인지업의 무브먼트가 워낙 좋아 키움 타자들의 대응이 쉽지 않았다. 이날 잡은 아웃카운트 27개 중 12개가 땅볼, 7개가 삼진이었다. 내야를 벗어나는 타구를 최소화한 안정감이 돋보였다. 7회말 펜스를 향한 야시엘 푸이그의 큼지막한 타구는 우익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호수비로 걷어냈다.

9회말 고영표가 마운드를 향하자 KT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격려했다. 결국 고영표는 1사 1루서 송성문을 2루수 뜬공, 카디네스를 3루수 땅볼로 잡아내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투구수는 정확히 100개로, 고영표의 개인 통산 5번째 완봉승이자 3번째 무4사구 완봉승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2022년 6월 11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번째 무4사구 완봉승을 기록한 뒤 3년여만에 또 한 번 기록을 써냈다. 가장 최근 무4사구 완봉승은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가 지난해 6월 25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해냈다.

고영표는 경기 후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킨데다 팀도 승리해 정말 기쁘다”며 “퍼펙트 행진이 멈췄을 때도 완봉승에 도전하자는 생각으로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다. 팬들의 환호도 정말 큰 힘이 됐다”고 기뻐했다. 이어 “100구 미만으로 경기를 끝내는 게 목표였는데, 이번에도 안 됐다”며 “너무 의식했던 것 같은데 다음엔 꼭 두 자릿수 투구수로 완봉을 하고 싶다”는 소망도 드러냈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