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토트넘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컵(FA컵) 32강에서 모건 로저스(왼쪽)와 제드 스펜스가 경합하고 있다. 사진출처|EPL 홈페이지
유럽클럽대항전 우승을 노리는 토트넘 홋스퍼가 애스턴 빌라(이상 잉글랜드)전 일정에 배려를 받았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상대 구단이 일방적으로 양보해야 하는지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만만찮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무국은 6일(한국시간) “토트넘의 요청으로 18일 예정됐던 애스턴 빌라와의 2024~2025시즌 EPL 37라운드 경기를 17일로 앞당겨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토트넘이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릴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하루라도 더 빨리 리그 일정을 치른 뒤 해당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앞서 토트넘은 22일 EPL 사무국에 애스턴 빌라전 일정 조정을 요청했다. 지난달 27일 이를 요청했다고 구단 홈페이지에 알렸는데, 애스턴 빌라는 이를 거절했다.
토트넘은 UEL 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달 2일 안방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치른 보되/글림트(노르웨이)와 대회 준결승 1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결승 진출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토트넘으로선 애스턴 빌라전 일정 변경 요청도 UEL 우승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키우기 위한 전략이다. 이미 리그에서는 16위로 처진 토트넘은 이번 시즌 유일하게 생존한 대회인 UEL에서 우승을 거두는 것만이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다. 더욱이 2007~2008시즌 칼링컵(현 카라바오컵) 우승 이후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토트넘으로선 UEL 제패에 더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상대방인 애스턴 빌라 측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영국공영방송 ‘BBC’는 “애스턴 빌라는 EPL 사무국의 결정이 못마땅하다. 구단은 이번 결정이 편향적인 결정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전은 애스턴 빌라의 이번 시즌 마지막 홈경기다. 애초 현지시간으로 토요일인 17일에서예정돼 있었으나, 금요일인 16일 오후 7시30분로 앞당겨졌다. ‘BBC’는 “애스턴 빌라는 토트넘전에 마지막 홈경기를 기념해 팬들을 대상으로 많은 행사를 기획했다. 하지만 이 손실을 감당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말 그대로 이번 시즌을 갈무리할 수 있는 ‘황금 주말’을 양보하게 된 셈이다. 애스턴 빌라 소식지 ‘버밍엄 뉴스’는 “팬이 애스턴 빌라 경기를 보러 올 경우 이동편과 숙박, 그리고 금요일의 경우 빌라 파크(애스턴 빌라 홈구장) 투어까지 예약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정 변경으로 인해 애스턴 빌라는 큰 피해를 봤다. 팬이 느끼는 피해는 곧 구단의 피해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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