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엔 9승으로 마무리’ 한화 류현진, 운명처럼 다시 10승 앞에 섰다

한화 류현진이 26일 대전 LG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시즌 10승 사냥에 도전한다. 올 시즌 강한 면모를 보인 LG를 상대로 개인 시즌 두 자릿 수 승리와 1위 탈환 발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대전 홈구장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는 류현진.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운명처럼 다시 10승을 눈앞에 뒀다.

한화 이글스 베테랑 투수 류현진(38)은 2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할 예정이다.

직전 등판이 1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5이닝 8탈삼진 2실점)이었던 류현진은 당초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투수로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한화와 SSG 랜더스의 24일 인천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선발 일정이 하루 밀린 류현진은 26일 LG전 선발등판 하게 됐다.

한화 류현진.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67)은 “(류)현진이가 26일 경기에 먼저 나간다. 이후 문동주와 코디 폰세가 차례대로 출전한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25일까지 올해 25경기(133.1이닝)에서 9승7패 평균자책점(ERA) 3.31의 성적을 거뒀다. 김 감독은 류현진이 시즌 막바지에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할 수 있게 나름의 배려를 했다. 1·2위 맞대결 부담이 많은 LG전보단 두산과의 매치업이 상대적으로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24일에 내린 비로 인해 공교롭게도 류현진은 1·2위 맞대결의 선봉장을 맡게 됐다. 한화는 26일부터 28일까지 LG와 홈 3연전을 벌인다. 해당 경기 결과에 1·2위 싸움은 더욱 더 짙은 안개 속으로 빠져 들 수 있다.

한화 류현진. 스포츠동아DB

류현진은 올해 LG를 상대로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3경기(19이닝)에 선발로 나서 1승무패 ERA 0.95를 기록했다. 피안타율도 0.217밖에 되지 않는다. 9월 들어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는 것도 류현진에겐 긍정적인 요소다. 그는 9월 3경기(17이닝)에서 3승무패 ERA 2.12를 마크했다.

2006년에 프로 무대에 데뷔한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단 한 시즌을 빼놓고 매년 10승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기 직전 해인 2012시즌에 27경기(182.2이닝) 9승9패 ERA 2.66을 기록한 게 유일한 KBO 커리어 단 자릿수 승리다. KBO리그 복귀 첫 해인 2024시즌에도 28경기(158.1이닝) 10승8패 ERA 3.87을 기록한 바 있다.

2012시즌에도 류현진은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10번째 승리를 따내기 위해 역투를 했다. 그해 10월 4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0이닝 12탈삼진 1실점이라는 괴력투를 선보인 바 있다. 

한화 류현진.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이날 정규 이닝 내내 타선 지원이 뒤따르지 않아 연장 10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29구를 던지며 10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지만, 팀 득점이 끝내 나오지 않아 개인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당시 한화는 넥센과 연장 12회 승부 끝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한화는 리그 최하위가 이미 확정된 상태라 해당 경기는 사실 상 류현진의 10승 달성에 여부에만 관심이 쏠린 경기였다. MLB 진출까지 앞둔 상황이었기 때문에 류현진 ‘개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한화가 이미 가을야구를 확정했고, 3연전 결과에 따라선 정규시즌 우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 류현진의 10승은 지극히 ‘팀’의 성과를 위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류현진의 10승을 향한 강한 동기부여는 13년 전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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