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주장 구자욱은 후라도, 디아즈의 재계약, 최형우의 영입 등으로 팀의 전력이 강해진 것을 누구보다 반기며 내년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소감을 전하는 구자욱. 뉴시스

삼성 주장 구자욱은 후라도, 디아즈의 재계약, 최형우의 영입 등으로 팀의 전력이 강해진 것을 누구보다 반기며 내년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소감을 전하는 구자욱. 뉴시스



“‘야구 잘하자’가 아닌 ‘우리 1등 하자’로 바뀔 수 있도록 만들어주셨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32)은 2024시즌부터 팀의 주장을 맡고 있다. 올해까지 2년간 특유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었고, 이 기간 삼성은 2010~2015년 이후 10년만에 연속 시즌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2026시즌에도 삼성의 주장은 그의 몫이다.

주장의 품격은 이미 충분히 보여줬다. 올 시즌 초반에는 극심한 부진이 이어지자 경기에 출전하는 대신 훈련량을 대폭 늘리며 부활을 노렸다. 그 결과 5월까지 타율 0.249에 불과했던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타율 0.319, 19홈런, 96타점, 출루율 0.402, 106득점(1위)의 성적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선 외야수 부문 황금장갑까지 수상했다.

충분히 훌륭한 시즌을 보냈지만, 아직 구자욱이 정복하지 못한 영역이 있다. 한국시리즈(KS) 우승이다. 1군 데뷔 첫해였던 2015년 삼성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KS에서 두산 베어스에 1승4패로 돌아섰다. 신인상을 수상하고도 마음껏 웃지 못한 이유다. 2024년 KIA 타이거즈와 KS에는 부상으로 아예 그라운드를 밟지도 못했다. 올해는 플레이오프(PO)에서 한화 이글스에 2승3패로 패퇴했다.

그렇다 보니 기필코 KS를 제패하겠다는 내년 목표가 더욱 명확해졌다. 주장으로서 그에 따른 부담을 느낄 법도 하다. 그러나 구자욱은 “부담보다는 우승이라는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삼성은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 4번타자 르윈 디아즈와 재계약에 성공했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온 최형우가 2016년 이후 10년 만에 복귀해 전력이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자욱은 “우리 팀에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구단에서도 (우승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 아닌가”라며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야구를 잘하자’가 아니라 ‘우리 1등 하자’로 바뀔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 것 같다. 내가 주장이다 보니 선수들에게도 이 마인드를 강조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동료들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구자욱은 “우리 선수들 모두 기량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고, 좋은 선수(최형우)가 추가됐다”며 “우리 모두 조금 더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해야 할 것 같다. 전력이 강해져서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15표차로 수상에 실패한 동료 김성윤(27)을 향해서도 “상을 받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선수다. 올해는 김성윤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한 해였다”며 “내년에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격려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주장의 품격이 느껴졌다.

삼성 주장 구자욱은 후라도, 디아즈의 재계약, 최형우의 영입 등으로 팀의 전력이 강해진 것을 누구보다 반기며 내년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뉴시스

삼성 주장 구자욱은 후라도, 디아즈의 재계약, 최형우의 영입 등으로 팀의 전력이 강해진 것을 누구보다 반기며 내년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뉴시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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