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강백호 이탈이 무조건 마이너스일까? ‘내야 센터라인’ 빼면 포지션 밸런스는 이상 無

KT는 이번 FA 시장에서 강백호를 한화로 떠나 보냈다. 아쉬움이 크지만, KT의 포지션 구성상 전력 누수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KT 위즈는 이번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강타자 강백호(26·한화 이글스)를 잃었다. 팀에 꼭 필요한 자원으로 분류하고 반드시 잡고자 했지만, 강백호는 4년 100억 원을 제시한 한화의 품으로 향했다.

표면적으로는 큰 전력 손실이다. 강백호는 KT에서 89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3, 136홈런, 565타점, 출루율 0.358의 성적을 남겼다. 총 3차례(2018·2020·2024년) 20홈런을 넘겼고, 올해도 95경기에서 타율 0.265, 15홈런, 61타점을 기록했다. 언제든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파워도 지녔다.

그러나 KT의 선수 구성상 강백호의 이탈을 대형 악재로 바라볼 이유는 없다. 그의 포지션이 지명타자였기 때문이다. 144경기에 모두 출전했던 지난해 포수로 169.2이닝, 우익수로 24이닝을 소화했다. 올해는 포수로 32.2이닝, 1루수로 10.1이닝만을 뛰었다. 그렇다 보니 기존 야수들 중 체력 안배가 필요한 선수들을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운영의 묘를 발휘하기가 쉽지 않았다.

KT와 FA 계약을 체결한 외야수 최원준은 중견수를 맡을 것이 유력하다. 사진제공｜KT 위즈

이제는 다르다. 강백호가 떠났지만, FA 시장에서 외야수 김현수(3년 50억 원), 최원준(4년 48억 원)을 데려왔다. 일단 외야 두 자리는 중견수 최원준, 우익수 안현민으로 채울 수 있다. 김현수도 올해 좌익수로 560.2이닝을 소화했던 터라 꾸준히 수비에 나서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내부 FA인 포수 장성우, 내야수 황재균과 계약을 마무리하면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진다. 무주공산인 유격수를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다. 1루를 맡을 것이 유력한 외국인타자 샘 힐리어드와 3루수 허경민이 코너 내야를 책임지면 된다.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받는 키스톤 콤비는 김상수(2루수), 권동진(유격수)을 필두로 경쟁이 불가피하다. 공격력이 뛰어난 문상철, 장진혁, 이정훈 등을 지명타자로 기용해 활용폭을 넓힐 수도 있다.

결국 강백호의 이적이 포지션 밸런스에는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은 셈이다. 올 시즌 71경기에서 3승3패3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ERA) 2.25를 기록한 보상선수 한승혁은 불펜을 강화할 수 있는 즉시전력이다. 데뷔 시즌부터 함께했던 간판스타가 떠난 건 분명 아쉬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부정적인 상황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