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박찬형이 일본 미야자키 다이오다니운동공원야구장에서 열린 수비 강화 캠프 도중 펑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박찬형이 일본 미야자키 다이오다니운동공원야구장에서 열린 수비 강화 캠프 도중 펑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아마 지금쯤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있었을 거예요.”

프로야구 OB 모임 일구회는 8일 박찬형(23·롯데 자이언츠)에게 의지노력상을 수여했다. 일구회는 의지노력상을 제정한 2003년부터 22년간 끈질긴 의지로 역경을 이겨낸 야구인을 찾아 수상자로 선정했다. 긴 무명 시절을 견딘 조성환, 노경은(SSG 랜더스), 허경민(KT 위즈), 채은성(한화 이글스)도 의지노력상 수상을 계기로 한 단계 성장했다. 박찬형도 “나보다 더 힘든 환경에서 야구하는 선수도 많다. 내가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박찬형의 프로 입성에는 굴곡이 많았다. 배재고 시절 프로에 지명되지 못한 그는 학업 성적 미달로 대학에도 진학하지 못했다. 곧장 현역으로 입대한 그는 2022년 전역한 뒤 독립리그, 야구 예능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다 지난 5월 롯데에 육성선수로 입단했다. 그는 독립리그 시절 잠실구장의 주말 경기 진행 스태프, 겨울에는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느라 시간을 쪼개 운동했다. 그는 “1년 전 이 시기에는 아침에 운동하고 고깃집에서 밤 10시까지 일했다. 비시즌 동안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돌아봤다.

롯데 박찬형이 일본 미야자키 다이오다니운동공원야구장에서 열린 수비 강화 캠프 도중 펑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박찬형이 일본 미야자키 다이오다니운동공원야구장에서 열린 수비 강화 캠프 도중 펑고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불과 몇 달 새 많은 게 달라졌다. 3월 22일 잠실 롯데-LG 트윈스전에서 관중석 스태프로 일한 그는 두 팀이 다시 맞붙은 7월 18일 선수로 잠실구장을 찾았다. 롯데의 새 동력이 된 그는 올 시즌 48경기에서 타율 0.341, 3홈런, 1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3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상대 감독이 “박찬형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친다”고 경계할 정도로 방망이가 뜨거웠다. 하지만 그는 “난 아직 그 정도의 선수가 아니다. 그 얘길 처음 들었을 때도 감사한 마음만 잠시 갖고, 다시 평소대로 운동했다”고 몸을 낮췄다.

박찬형은 공수 양면에서 활약을 다짐했다. 보완할 건 수비다. 올 시즌 2·3루수, 유격수 등 3개 포지션을 소화한 그는 지난달 일본 수비 강화 캠프에서 이 기초를 새로 다졌다. 그는 “수비 훈련의 비중이 80~90% 정도 됐을 것 같다. 김민호, 문규현 코치님에게 많은 걸 배웠다”고 돌아봤다. 이어 “지난해와 달리 올겨울에는 야구에만 집중해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나 스스로도 내년이 좀 더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