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 장지원이 2일 우리카드와 원정경기 도중 공을 리시브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한국전력 장지원이 2일 우리카드와 원정경기 도중 공을 리시브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상무 시절 장지원. 사진제공|KOVO
한국전력 리베로 장지원(25)은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코트에 섰다. 그리고 그 마음가짐은 2년 만에 잡은 선발 출전 기회를 팀 승리로 연결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장지원은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은 2022~2023시즌 36경기를 뛰며 주전 자리를 굳히는 듯했다. 하지만 2023~2024시즌 이가 료헤이(일본·현 대한항공)에 밀려 15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후 2024년 4월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하며 잠시 한국전력을 떠났다.
병역을 마치고 한국전력에 돌아온 2025~2026시즌에도 장지원은 서브 자원으로 분류됐다. 주전 리베로는 정민수였다. 그러던 중 장지원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달 29일 현대캐피탈전에서 정민수가 왼쪽 엄지손가락을 다쳤고, 2일 우리카드와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5라운드 원정경기서 장지원이 선발로 나섰다. 2024년 1월 KB손해보험전 이후 약 2년 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장지원은 오랜만의 선발 출전에도 자신의 몫을 해냈다. 리시브 효율은 40.00%로 압도적이진 않았지만 상대 주포 하파엘 아라우조(브라질)와 알리 하그파라스트(이란)의 강한 서브를 안정적으로 받아내며 수비를 지탱했다. 한국전력은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거두며 15승11패(승점 43)를 기록, 2위 대한항공(16승8패·승점 47)을 압박했다. 정민수의 공백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경기 후 장지원은 “내일 배구를 그만둔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런 태도는 스스로를 옥죄는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반대로 여유를 찾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힘이 들어간다기보다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더라”고 밝혔다.
정민수와 함께 리베로 라인을 든든히 지켜준다면 한국전력은 후반기 더 높은 순위를 기대할 수 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도 장지원을 믿는다. 권 감독은 “(장)지원이는 원래 잘하는 선수다. 우리카드전 오랜만에 선발로 나서 긴장한 모습은 있었으나, 자신의 역할을 잘 해냈다.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80점”이라며 “그동안 (정)민수보다 실력이 부족해서 못 뛴 건 아니다. 기량에 대한 걱정은 없다”고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장지원은 스스로에게 엄격했다. 그는 “오늘 경기 내 점수는 50점이다. 더 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2년 만에 선발로 뛰다 보니 많이 긴장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상무에 있으면서도 저녁에 개인 운동을 많이 했다. 이제 조금씩 기회를 받고 있다고 느낀다. 언젠가 (정)민수 형을 넘어 내가 메인이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라며 성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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