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야구장,프로-아마두살림추진

입력 2008-01-10 09: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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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원정 26연전!’ 매년 8월이 되면 일본 언론은 프로야구단 한신의 살인적인 원정 일정을 이렇게 소개한다. 한신의 홈구장인 고시엔구장은 이 기간 고교 선수의 차지가 된다. 일본 야구의 상징인 하계 고시엔대회(전국고교야구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한신은 올해도 한여름에 19경기 연속 적지를 도는 강행군을 하지만 아마추어 야구의 활성화를 위해 기꺼이 장기 원정을 수용했다. 국내에서도 프로와 아마의 한지붕 두 가족 ‘동거’가 이뤄진다. 목동야구장은 창단을 추진 중인 KT의 홈구장이 됨과 동시에 제62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등 아마추어 대회가 열리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동대문야구장을 잃은 대한야구협회는 올해부터 서울 구로구 고척동 하프돔 야구장이 완공되는 2010년까지 목동야구장에서 아마추어 경기를 연다. 구의 간이야구장은 전국대회를 열기에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야구협회는 KT와 아마추어 대회 일정을 조정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프로야구는 팀당 126경기를 치르고 이 가운데 홈경기가 63경기다. 아마 야구는 지난해까지 동대문야구장에서 10개 대회가 170일간 열렸다. 프로와 아마 일정을 모두 소화하려면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간 하루도 쉬지 않고 야구장 문을 열어도 모자랄 지경이다. 비라도 오면 큰일이다. KT로선 체력 소모가 심한 장기간 원정 일정이 예상돼 전력 누수가 걱정된다. 야구협회 관계자는 “일부 아마추어 대회를 다른 장소로 옮기는 한편 KT의 창단이 확정되는 대로 한국야구위원회 등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53억 원을 들여 목동야구장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3월에 재개장하는 목동야구장은 노후한 인조 잔디와 조명 시설, 관중석을 교체하고 외야 쪽에 불펜을 신설한다. 그동안 야구팬의 외면을 받았던 목동야구장이 프로와 아마가 공생하는 야구 명소로 재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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