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고“우리가사자왕”

입력 2008-03-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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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한희생번트3득점도화선 … 투수정성철황금사자기MVP
허세환 광주일고 감독은 31일 덕수고와 맞붙은 제62회 황금사자기(대한야구협회·동아일보· 스포츠동아 주최)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3회초 원아웃 1루에서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3점 이내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란 경기 전 구상대로 찬스가 오면 쥐어짜서라도 득점을 쌓겠다는 결연한 의도가 내비쳤다. 이어 등장한 광주일고 1번타자 정승인은 유격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행운의 적시타를 터뜨렸고, 승부의 추는 급격히 광주일고로 쏠렸다. 평상심을 잃은 덕수고 에이스 성영훈은 후속타자 강민국-허경민에게 우중간 3루타와 좌전안타를 얻어맞고 순식간에 3실점하고 말았다. 양팀 마운드의 높이를 감안하면 대세가 갈리는 순간이었다. 경기 전 정윤진 덕수고 감독이 “우리팀은 에이스 성영훈이 무너지면 포기다. 결승전 선발로 올리기 위해 4경기(16이닝)에서 전부 마무리로만 던지게 조절했다”라고 밝힐 정도로 믿음을 드러냈기에 그 타격은 더 컸다. 반면 허세환 감독은 “계투 작전으로 가겠다. 선발 정성철이 흔들리면 어느 때라도 에이스인 장민제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럴 필요조차 없었을 정도로 정성철의 피칭은 기대 이상이었다. 정성철은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앞세워 9이닝(137구)을 3피안타 2볼넷으로 막아냈다. 삼진 10개를 뽑아내며 대회 최우수선수(15이닝 무실점)로도 선정됐다. 우승 직후 정성철은 “완봉은 9회까지도 생각 못했다. 연고 구단 KIA에 입단해 김병현 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경기 직전 “(광주일고가 워낙 명문이라) 준우승 정도론 숨어서 광주에 들어가야 한다”라고 했던 허 감독은 이로써 광주일고에 통산 4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을 선사했다. 허 감독은 “당초 8강 전력으로 평가받았지만 광주일고의 전통이 그냥 생기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우수선수상: 정성철 ▲우수투수상: 장민제(이상 광주일고) ▲감투상: 성영훈(덕수고) ▲타격상: 정우성(경동고, 0.417) ▲타점상: 김동영(충암고, 9타점) ▲홈런상: 류기훈(제물포고, 2홈런) ▲감독상: 허세환(광주일고) 목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 = 김재명 동아일보 기자 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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