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빠진호랑이“아~옛날이여”…처절한승부욕절실

입력 2008-04-15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IA예상밖부진으로선수들소극적
문제는 기술적인 데 있는 게 아니라 마음가짐, 태도에 있다. KIA는 전신인 해태 시절부터 한국프로야구를 상징하는 ‘명문’ 구단이었다. 통산 9회 한국시리즈 우승에 빛나는 ‘최강·최고팀’이 바로 해태요, KIA다.타이거즈는 그렇게 명문팀이지만 KIA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2001년 이후 한번도 우승을 못하면서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최근 5년간 3번 플레이오프에 나갔지만 매번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4강에서 탈락한 나머지 2005년과 2007년에는 최하위에 머무는 수모도 겪었다. 2005년 ‘창단 후 첫 꼴찌’의 악몽을 겪더니 지난해에도 또 다시 최하위로 추락했다. 몇년 전부터 KIA 선수들에게서 과거 해태 선수들이 보여줬던 자신감과 패기, 승부욕을 볼 수 없다는 게 냉정한 평가다. 더구나 올해는 시즌 개막 이후 연패를 거듭하는 등 바닥을 모를 정도로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왜일까. 무엇보다 선수들 스스로 최근 수년간 계속된 부진 탓에 소극적이고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진단이다. 지난 시즌 뒤 지휘봉을 잡은 조범현 KIA 감독은 1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어떤 때 보면 선수들이 너무 위축돼 있고, 아직도 지는데 익숙해져 있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지난 겨울부터 이를 바꾸려고 했는데 쉽게 되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박흥식 타격코치도 “편하게, 편하게 하라고 그렇게 말을 해도 마음껏 제 스윙을 하지 못할 때가 많다”면서 “너무 소극적이다”라고 똑같은 진단을 내렸다. 야구는 조 감독 표현대로 ‘아주 세심한 것 하나’에 승부가 갈리고, 박 코치 말대로 ‘8개 구단 수준 차이는 백짓장 하나’밖에 되지 않는다. 최희섭에 이어 서재응까지 가세하며 일약 우승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예상밖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KIA. KIA 선수들에게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지면 죽는다’는 처절한 승부욕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연패에 빠져 돌파구가 보이지 않을 때는 더 그렇다. 잠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