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경영학]‘연봉양극화’빅리그의그늘

입력 2008-03-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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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 셀릭 메이저리그(MLB) 커미셔너는 “지금 우리는 야구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선언(2004년 올스타전 기념 연설 중) 했다. 실제로 MLB는 2007년(총관중 7950만명, 수입 60억달러 이상)까지 4년 연속 역대 최다 관중과 입장 수입을 갈아치우고 있다. MLB 전체의 파이가 커지면서 선수 연봉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미 뉴욕 양키스는 2005년 총연봉 2000억원을 넘겼다. 저예산 구단 페이롤보다 무려 5배 이상 많다. 양키스의 앙숙인 래리 루키노 보스턴 CEO는 냉전시대 용어를 빗대 “양키스는 악의 제국(Evil Empire)”이라고 칼날을 겨누기까지 했다. 양키스는 보스턴보다 약 900억원의 몸값을 더 지출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보스턴은 양키스에 이어 팀 연봉 2위 구단이다. 양키스나 보스턴처럼 물량공세를 감당할 형편이 못 되는 스몰마켓 구단들은 저비용 고효율의 선수 자원 발굴에 혈안일 수밖에 없다. 중남미, 아시아에 걸친 해외 개척과 빌리 빈 오클랜드 단장으로 상징되는 ‘머니볼’ 기법은 그 파생물이라 할 수 있다. MLB 사무국 차원에서도 사치세와 구단 수입 분배제 도입을 통해 양극화를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셀릭 커미셔너는 2000년 상원 청문회에서 “현 메이저리그의 최대 문제는 선수들의 연봉 불균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기구와 구단만 협의하면 하루 아침에 연봉 삭감 제한선을 폐지할 수 있는 한국야구와 달리 MLB는 선수노조와 에이전트란 강력한 대항마가 존재한다.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못했던 1994년의 파업 사태가 이를 증명한다. MLB는 NBA(미 프로농구), NFL(미 프로풋볼)과 달리 아직도 샐러리캡(총연봉 상한제)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또 스콧 보라스나 얀 텔렘 등은 구단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영향력을 지닌 슈퍼 에이전트로서의 지위를 굳혔다. 메이저리그는 1922년 연방최고재판소 판결에 의해 독점 지위를 보장받은 이후 ‘국민적 오락(national pastime)’으로 자리매김했다. 덕분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거듭했지만 팽창의 그늘 역시 위험요소로 잔존하고 있다. 선수노조와의 단체교섭, 스몰마켓 구단의 재정난, 약물 문제는 직면한 과제다. 성장을 멈추면 쇠락하는 운명에 처한 메이저리그가 입장 수입, 방송 중계권, 세계화 전략, 스프링캠프, 구장 인프라 등 번영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운용하는지 이제 장막 뒤에도 시선을 둘 필요가 있다.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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