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 머리 직격→5일간 무의식→스프링 캠프 복귀…기적 쓴 야구선수

입력 2022-03-04 09:3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타일러 좀브로. MLB.COM 영상 캡처.

타일러 좀브로. MLB.COM 영상 캡처.

시속 167㎞의 타구에 머리를 맞아 며칠 동안 의식을 잃었던 야구선수가 기적적으로 회복해 9개월 만에 스프링 캠프에 합류했다.

주인공은 타일러 좀브로(28).

탬파베이 타임스와 MLB.COM은 4일(한국시간) 좀브로가 ‘기적처럼’ 마운드에 복귀했다며 전날 미국프로야구(MLB) 탬파베이 레이스 마이너리그 캠프에 참가해 여느 선수들과 다름없는 첫날 훈련 일정을 소화한 그의 근황을 전했다.

메이저리그는 노사가 단체협약(collective bargaining agreement·CBA) 개정에 이견을 보이면서 직장폐쇄 상태가 이어져 아직 스프링캠프를 차리지 못했지만, 마이너리그는 팀 훈련을 시작했다.

탬파베이도 3일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샬럿에 훈련장을 차렸다. 좀브로는 팀 동료들과 함께 수비 훈련과 캐치볼을 무리 없이 소화했다.

그는 “머리 부상에서 회복한 지는 꽤 됐다. 지난해 12월에는 의학적으로도 ‘투수로 뛸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내 팔 상태는 100%다. 훈련하면서도 예전과 100% 같다고 생각했다. 이건 정말 기적”이라고 말했다.

좀브로는 탬파베이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더럼 불스 소속이던 지난해 6월 4일 노포크 타이즈(볼티모어 오리올스 산하)와의 경기에 등판했다. 8회 투구 후 상대 타자의 시속 104마일(167㎞) 타구가 그의 머리 우측 부위를 강타하면서 그대로 쓰러졌다. 곧바로 콜드 게임을 선언하고 경기를 끝낼 만큼 충격적인 사고였다.

그는 인근 듀큐대 병원으로 옮겨져 2시간30분 동안 수술을 받았다.
탬파베이 타임스는 “두개골을 고정하고, 뇌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기 위해 좀브로의 머리에 티타늄 핀 16개와 36개의 나사를 박았다”고 전했다. 좀브로는 5일간 무의식 상태로 있다 깨어났다. 이후 빠르게 회복했다. 물리치료, 언어치료를 통해 다치기 전의 모습을 되찾았다. 지난 12월 치료가 잘 끝나 야구선수로 복귀할 수 있다는 의료진의 소견에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탬파베이 마이너리그 훈련 시작일에 팀 동료들과 재회했다.

좀브로는 “내가 쓰러진 모습을 본 동료들도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돌아왔으니, 동료들도 충격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며 “우리 팀은 나를 선수 이상의 사람으로 대우했다. 나를 환영해준 구단과 동료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특수 모자를 주문 제작해 착용한 좀브로는 5일 불펜피칭을 할 예정이다.

2017년 탬파베이에 입단한 좀브로는 지난해까지 마이너리그에서만 뛰었고 97경기 11승 4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79를 올렸다. 역경을 이겨낸 그가 모든 마이너리거의 꿈인 빅리그 진입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