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저지 60호 홈런 순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저지는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 전에서 4-8로 뒤진 9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60홈런이 나온 것은 21년 만이다.
애런 저지의 60호 홈런 볼을 잡은 20세 대학생 마이클 케슬러. 방송화면 캡처.
역사적인 홈런 볼을 잡은 주인공은 양키스 팬인 대학생 마이클 케슬러(20)로 확인됐다. 뉴욕 소재 사립대인 시티 칼리지 오브 뉴욕(City College of New York·CCNY)에 재학 중인 그는 친구 3명과 함께 야구장을 찾았다. 좌측 외야석 최 상단에서 관전하다 저지의 타석 때 홈런이 나올 것을 기대하며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운 좋게 그가 자리 잡고 있던 구역으로 홈런 볼이 굴러왔다.
USA투데이의 야구 칼럼니스트 밥 나이팅게일은 경매 회사의 정보를 근거로 저지의 60호 홈런 볼의 가치를 10만 달러에서 15만 달러라고 추정했다. 우리 돈 약 1억 4000만 원에서 2억1100만 원에 이르는 거액이다.
그런데 MLB.COM에 따르면 홈런 볼을 잡은 케슬러는 경기 종류 후 CCNY 야구팀 동료들과 함께 양키스의 클럽하우스를 방문해 공을 돌려줬다. 그 대가로 저지와의 기념사진, 친구들 것 까지 사인 볼 4개, 그리고 저지의 사인 배트(홈런 칠 때 쓴 것은 아니다) 하나를 받는 데 만족했다.
케슬러는 “저지는 특히 올해 양키스에서 매우 중요한 선수다. 그의 활약을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지금의 그는 홈런 볼을 돌려받을 자격이 있다. 나는 두 번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케슬러와 친구들은 저지와의 기념사진을 위해 포즈를 취하면서 한 가지 부탁을 더 했다. 이번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저지에게 팀에 남아달라고 한 것.
케슬러는 “내 룸메이트가 ‘제발 재계약 해주세요’라고 말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에게 그 공을 돌려준 건 내게 큰 의미가 있다”며 저지의 팀 잔류를 거듭 희망했다.
한편 양키스는 저지의 56호, 57호, 58호 홈런 볼을 회수했다. 59호 홈런 볼은 협상 중이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