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 에이스로 거듭난 현역 최고 슈터…전성현이 말하는 ‘좋은 슈터’ [인터뷰]

입력 2022-12-01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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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캐롯 전성현이 11월 29일 고양체육관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양 | 강산 기자

고양 캐롯 전성현이 11월 29일 고양체육관에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양 | 강산 기자

농구는 5대5로 맞붙어 더 많은 점수를 내는 팀이 이기는 경기다. 3점라인 밖에서 슛을 성공하면 1점을 더 얻을 수 있다. 접전에선 3점슛 한 방으로 승패가 갈리곤 한다. 확실한 슈터를 보유한 팀의 승리 확률은 그만큼 더 올라간다.

고양 캐롯 포워드 전성현(31)은 남자프로농구 현역 최고의 슈터로 꼽힌다. 안양 KGC 소속이던 2021년 11월 18일 전주 KCC전부터 올해 11월 29일 서울 SK전까지 56연속경기 3점슛 성공 기록이 이를 대변한다. 조성원 전 창원 LG 감독이 2000~2001시즌부터 2001~2002시즌에 걸쳐 작성한 54연속경기 3점슛 성공 기록을 지난달 25일 친정 KGC를 상대로 넘어섰다. 앞으로 전성현이 매 경기 꽂는 3점슛은 곧 KBL의 역사다. 그는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다.

스포츠동아와 마주앉은 전성현은 슈터의 역할과 책임감을 설명하며 스테판 커리, 클레이 톰슨(이상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JJ 레딕, 레이 앨런(이상 은퇴) 등 미국프로농구(NBA)의 대표 슈터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철학이 확실했다.

“슛을 많이 던지고, 잘 넣는 슈터, 또 1~3쿼터에 슛이 안 들어가더라도 4쿼터 중요한 순간에 넣어줄 수 있는 배포가 있는 슈터가 좋은 슈터가 아닐까. 좋은 슈터가 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잘하는 선수의 영상을 많이 봐야 한다. 나는 허황된 롤 모델이 아닌, 내가 발끝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은 선수의 영상을 많이 봤다. 공을 오랫동안 소유하지 않고도 영향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의 플레이에 주목했다. 사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커리다. 정말 잘 넣고 화려하고 멋지지 않나. 하지만 내가 범접할 수 없는 기량이라 눈으로만 즐기고 있다.”

고양 캐롯 전성현. 스포츠동아DB

고양 캐롯 전성현. 스포츠동아DB


전문 슈터는 한 방으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매력을 지닌 반면 다양성이 부족하고 수비가 취약하다는 편견도 존재한다. 데뷔 초부터 슈터로서 기량을 인정받은 그는 이런 편견을 깨트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슈터는 하나의 포지션이 아니다. 슛에 특화된 선수다. ‘그래비티 효과(수비를 끌어당기는 능력)’라고 하지 않나. 5대5 경기에서 수비수가 도움수비를 가지 않고, 내게 집중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슛을 잘 넣어야 그 효과가 나온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했다. 지금은 작은 모션에 치고 들어가거나, 드리블을 하면서 슛을 쏠 때 2명씩 수비가 붙기도 한다. 그럴 때 내가 빠르게 패스해주면 다른 선수들도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그런 부분들도 많이 연구하고 있다.”

전성현을 앞세운 캐롯은 올 시즌 9승6패(공동 2위)로 순항 중이다. 그의 활약에 따라 경기력이 달라지는 만큼 책임감도 상당하다. “몸도 마음도 솔직히 굉장히 무겁다. 안 풀릴 때는 정말 답답하고 속상하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이런 과정을 통해 나도 뭔가를 더 배우고 성숙해진다. 지금과 같은(에이스) 역할을 맡은 게 올 시즌이 처음이다 보니 여러 경험을 하고 있다. 부상 없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달려가야 한다. 힘들 때도 좌절하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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