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 전성현. 사진제공 | KBL
이번에 주목받은 건 좋은 일은 아니다. 지난달 27일 수원 KT와 원정경기에서 거친 파울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원 맨 속공에 나선 KT 정성우를 뒤에서 두 손으로 밀었다. 강하게 넘어졌다 일어난 정성우가 전성현에게 몸싸움을 걸며 거친 파울에 대해 항의했다. 하지만 전성현은 비웃음으로 일관하며 삿대질까지 했다. 악의적인 파울에 비아냥거림까지 비난을 피할 길이 없었다.
이러한 가운데 전성현은 그 다음 경기였던 30일 서울 삼성전에서 76경기까지 이어온 연속 3점슛 성공 신기록을 마감했다. 이날 7개의 3점포를 시도했지만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대기록이 멈춰선 탓에 다시 한 번 주목받았다.
이처럼 전성현은 이번 시즌 KBL리그를 끌어가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를 잡았다. 정규리그 4라운드가 진행 중이지만 조심스럽게 시즌 MVP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그가 이번 시즌 코트 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그만큼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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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선수의 가치에 흠집이 생길까를 우려한 걸까. KBL은 지난달 27일 전성현의 악의적인 파울에 대해 추가적인 제재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KBL 고위관계자는 “농구에서 흔하게 나올 수 있는 장면이라고 판단했다. 심판들이 이미 U파울을 적용했다. 별도의 제재를 위한 재정위원회 개최 계획은 없다는 게 KBL 공식 입장이다”고 밝혔다.
고의성이 다분하고,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파울이었지만 KBL의 판단은 달랐다. KBL는 이번 시즌 도중 울산 현대모비스 게이지 프림이 레이업슛을 시도하는 양홍석의 얼굴을 가격한 파울에 대해선 재정위원회를 개최해 벌금 100만 원의 추가 징계를 결정했다. 위험한 행동이었기에 U파울 부과에 추가 제재도 뒤따랐다. 정성우가 다치지 않았지만 전성현의 파울은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만했다. 드러난 장면만으로 고의성을 따질 순 없다. 그러나 수비수 없이 홀로 레이업슛을 올라가는 선수를 뒤에서 미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는 건 농구인이면 거의 이견이 없다. 골대 밑쪽으로 떨어지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어서다. 그렇기 때문에 전성현의 파울에 많은 팬들이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KBL의 눈높이는 과연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