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컬슨 “도박 끊었다” 폭로 책 출간 1달여 만에 첫 인정

입력 2023-09-19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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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의 프로골퍼 필 미컬슨(53)은 올해 라이더 컵은 물론이고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경기에도 베팅(스포츠 도박)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컬슨은 18일(현지시각) 소셜 미디어에 올린 장문의 게시물을 통해 이전에 절제에서 중독의 경계를 넘었으며 “전혀 재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미컬슨은 “재정적 안정을 위협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돈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너무 산만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없었고 많은 피해를 입혔다”라고 게시물에 썼다.

AP통신에 따르면 미컬슨이 도박 중독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저명한 프로 도박사 빌리 월터스가 자신의 저서에서 미컬슨이 지난 30년 동안 10억 달러(1조 3213억 원) 이상을 도박에 걸었고, 1억 달러(1321억 원)를 잃었으며, 그가 미국 대표로 출전한 2012년 라이더 컵에서 미국의 승리에 40만 달러 베팅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자신이 거절했다고 폭로한 지 한 달여 만이다.

미컬슨은 라이더 컵에 베팅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미컬슨은 월터스가 8월부터 여러 미디어를 돌며 자신의 책 ‘갬블러: 위험한 삶의 비밀’을 홍보하는 동안 비교적 조용하게 지냈다. 미컬슨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시카고에서 열리는 LIV골프 대회에 출전한다.

월터스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미컬슨과 동업을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월터스는 내부 정보를 통한 주식거래 혐의로 2017년 징역 5년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미컬슨은 당시 월터스로부터 넘겨받은 내부 정보를 검찰에 전달하며 협조해 처벌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월터스는 미컬슨에게 내부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그가 자신에 대해 제대로 증언만 했으면 감옥에 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월터스는 “한때 친구로 여겼던 미컬슨이 진실을 말하지 않았고, 내가 복역하던 도중 딸이 자살했다”며 “내가 감옥에 갇히지 않았다면 딸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미컬슨을 원망했다. 그가 책을 쓴 이유도 미컬슨에 대한 배신감 때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컬슨은 게시물에서 월터스의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만약 여러분이 절제의 선을 넘어 중독에 빠지게 된다면, 저처럼 조력자를 친구로 착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라고 썼다.

이어 “저처럼 이 같은 어려운 순간을 공개적으로 다룰 필요가 없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저처럼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을 이용해 이익을 얻는 일이 없도록 말예요”라고 덧붙였다.

미컬슨은 아내에 대한 감사도 표했다.
“당신이 최악일 때, 최악의 순간을 겪을 때, 기꺼이 도와줄 수 있는 강력하고 지지를 아끼지 않는 파트너가 있기를 바랍니다. 제게 에이미가 있는 것처럼 말이죠.”

미컬슨은 아내의 사랑과 지원, 헌신 덕분에 자신이 원하는 사람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다며 거듭 아내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미컬슨은 도박을 끊고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한 길을 가고 있다면서 수년 동안 전문적인 치료 덕에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 내면의 평화를 얻었다고 밝혔다.

메이저대회에서 6승을 거둔 미컬슨은 미국과 유럽의 남자골프 대항전 라이더 컵(2년에 한 번 홀수 해에 열림)에 1993년부터 선수 또는 부주장으로 참가했으나 올해 처음 불참한다. 미컬슨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LIV골프로 이적한 후 수 차례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를 비판하는 발언을 해 PGA 투어 측과 갈등을 빚었다.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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