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에‘박지성’이란…이란원정대힘이불끈“캡틴박건재”기팍팍

입력 2009-01-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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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언제나 한국축구에 버거운 상대였다. 허정무호도 마찬가지.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지만 이란 원정에서 승리해본 기억이 없다. 58년 도쿄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만난 이후 8승5무8패 균형을 이루고 있으나 원정 1무2패의 성적은 아쉬움으로 남아있을 뿐. 때문에 이번 원정은 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한국축구의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깨기 위해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란 원정을 위해 28일 파주 NFC에 소집된 대표팀의 중심에는 여전히 한국축구의 ‘아이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있었다. 작년 말부터 쉼 없이 이어지고 있는 리그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이란전 이틀을 남긴 다음달 9일에나 합류할 예정이지만 코칭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들 모두 ‘박지성이 있음에’ 승리를 자신하는 분위기이다. 가벼운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2월 초까지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던 박지성이 이날 웨스트 브롬위치와의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에서 활약하자 허정무 감독은 “맨유 경기를 풀타임으로 뛸 정도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극찬했다. 동료들의 신뢰는 더욱 크다. 전술 변화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에 줄곧 ‘시프트’란 꼬리표를 달고 있는 박지성은 대표팀 후배들에게 정신적 지주인 동시에 선의의 경쟁자로서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20·FC서울)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오사수나에서 활약하는 이란의 자바드 네쿠남과의 맞대결에 대해 “올림픽 때도 좋은 선수들과 경쟁을 벌였기 때문에 두려울 게 전혀 없다”며 “우리에겐 (박)지성이 형이 있지 않느냐”고 여유를 부렸다. 박지성과 포지션이 겹치는 라이벌도 마찬가지. 부담스러운 경쟁조차 때론 즐거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왼쪽 미드필드 한 자리를 놓고 박지성과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할 염기훈(26·울산 현대)은 “언제나 최고의 컨디션을 지닌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박)지성이 형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선택의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캡틴’ 박지성이 있어 밝은 미래를 예감할 수 있는 한국축구. 19년 만에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에서 승리해 역사를 새롭게 쓴 허정무호의 질주는 박지성과 함께 다시 시작되고 있다. 파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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