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타임에 자율훈련, 떠들썩한 식탁까지…클린스만은 ‘오픈마인드’ [현장리포트]

입력 2023-03-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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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스포츠동아DB

북중미 3개국(캐나다·미국·멕시코)에서 개최될 2026년 월드컵을 향해 한국축구가 힘찬 첫 걸음을 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독일)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친선경기를 끝으로 3월 A매치 2연전을 마쳤다. 대표팀은 앞서 2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콜롬비아를 상대했다.

우루과이는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맞붙은 상대로, 4개월만에 이뤄진 리턴매치였다. 월드컵 상대국을 곧바로 이어지는 A매치 스파링 파트너로 초청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무엇보다 이번 2연전은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 전 감독(포르투갈)에 이어 새로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무대로 큰 관심을 모았다. 신임 사령탑의 축구철학과 이상, 방향, ‘벤투호’가 성공적으로 이어온 기존 스타일의 유지 여부 등 모든 것이 주목받았다.

이제 갓 시작한 단계에서 뚜렷한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우나, ‘독일폭격기’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세계적 스트라이커 출신임에도 소셜미디어(SNS)를 거부감 없이 사용하고, 자유로운 성향과 유연한 사고를 지닌 클린스만 감독을 둘러싼 기류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커피타임’이 대표적이다. 20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첫 소집 훈련을 앞두고 향후 대부분의 팀 훈련을 오전에 할 것이라고 공지한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인은 일처리를 빨리 하는 편이다. 오전에 부족한 부분을 오후에 할 수도 있고, 특별한 일과가 없다면 선수들과 커피 한 잔을 즐길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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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티타임이 있었다. 3월 A매치 2연전 엔트리에 발탁된 선수 모두와 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 서로를 아직은 잘 알지 못하는 서먹서먹한 상태에서 선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주로 경청하는 자리였다.

자율훈련도 흥미로웠다. 스트레칭, 러닝, 전술까지 팀 전체를 대상으로 한 풀 트레이닝이 끝나면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이 각자 하고 싶은 훈련을 추가하도록 배려했다. 처음에는 눈치를 보던 선수들은 금세 분위기를 읽고는 슛 연습을 하고, 또 다른 일부는 가벼운 패스 게임을 하며 부족함을 채웠다.

여기에 더해 클린스만 감독은 식탁문화까지 바꿔가고 있다. 한식이든 양식이든 음식을 가리지 않는 그가 선수들과 함께 한 첫 번째 식사 자리에서 요구했던 한 가지는 “더 많이, 더 크게”였다. 마치 귀엣말을 나누듯 조용하게 대화하던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본 그는 “많이 웃고, 시끄럽게 이야기하라. 내 방은 24시간 열려있다. 각자 의견도 눈치를 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제시해달라”며 떠들썩하고 생기 넘치는 분위기를 주문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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