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의 운명이 걸린 8강전…“우승 목표” 호언장담의 결과는 스스로 책임져야

입력 2024-02-01 16: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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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호주전은 축구국가대표팀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경기다.

대표팀은 3일 오전 0시30분(한국시간)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카타르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한국 23위·호주 25위)은 물론 역대 상대전적(한국 기준 8승11무9패)도 대등한 만큼 치열한 경기가 펼쳐질 전망이다.

다만 양 팀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의 전망이 밝진 않다. 이번 대회에서 호주는 경기를 거듭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조별리그(B조)를 1위(2승1무·승점 7)로 통과한 호주는 1월 28일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16강전에서 인도네시아를 4-0으로 완파하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한국으로선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탈환을 위해 반드시 호주를 꺾어야 하지만, 이처럼 쉽지 않은 상대가 기다리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의 부진한 경기력이 가장 큰 불안요소다. 한국은 조별리그(E조) 1차전에서 바레인을 3-1로 꺾었지만, 2·3차전에선 요르단(2-2 무)과 말레이시아(3-3 무)를 상대로 부진했다. 1월 31일 알라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도 유기적인 공격작업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8강전까지 호주보다 이틀을 덜 쉬는 점도 한국이 극복해야 할 변수다.

호주전은 클린스만 감독의 커리어에도 중요한 일전이다. 지난해 3월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이후 꾸준히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라고 호언장담한 그는 계속된 외유와 근태 논란에 휩싸일 때도 “나는 토너먼트 전문가”라며 아시안컵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번 대회 내내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한 차례도 보여주지 못하며 불안감만 키웠다.

‘역대급 호화진용’을 구축한 한국이 호주를 따돌리고 계속 올라가 정상에 오른다면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까지 자초한 논란을 막을 방패를 얻게 된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치를 스스로 올려놓은 가운데 만약 8강에서 멈춘다면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 또한 클린스만 감독이 짊어져야 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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