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맨유생활,항상꿈같다”

입력 2009-04-22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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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성. 스포츠동아DB.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에 실감이 나지 않는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리그로 꼽히고 있다. 2000시드니올림픽 당시 여드름 투성이 대학생 유망주에 불과했던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이 ´꿈의 무대´에 발을 내딛은지 어언 4년. 박지성은 지난 2005년 숱한 우려의 시선 속에서 맨유 유니폼을 입은 뒤, 온갖 역경을 이겨내며 잉글랜드 뿐만 아니라 유럽 무대를 밟는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박지성은 이 현실을 꿈처럼 느끼고 있다. 박지성은 최근 발간된 맨유 공식 매거진 ´인사이드 맨유´ 5월호를 통해 "(그라운드로 나서는 터널을 내려갈 때면)항상 꿈 같다.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이어 박지성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 꿈이 아닌 현실이라는 것에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이곳(맨유)에 와서 이 터널을 지나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의 이적으로 맨유는 한국에서 프리미어리그의 대명사가 됐다.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프리미어리그 소식은 이제 아이에서 어른까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가 됐다. 맨유 구단 역시 ´코리안데이´ 행사를 개최하는가 하면, 지난 2007년 7월에는 아시아투어의 일환으로 한국을 찾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맞붙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박지성은 "전세계 맨유 팬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리고, 여러 행사를 통해 팬들이 한국을 예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맨유 선수 이전에 국민의 한사람으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불과 10년이 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박지성은 2002한일월드컵 4강을 비롯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 프리미어리그 입성 등 축구선수라면 누구든 한번쯤 꿈꿔 볼 많은 것을 이뤄냈다. 최근에는 ´피겨여왕´ 김연아(19. 고려대), ´마린보이´ 박태환(20. 단국대)과 함께 세계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스타 3인방으로 자리를 굳혔다. 이같은 성취 속에 뒤따르는 관심과 책임은 자칫 실력을 갉아먹는 독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박지성은 부담감마저 행복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지성은 "(김연아, 박태환과)셋 중에 내가 제일 나이가 많은 것 같다"고 웃어보인 뒤, "이곳(맨체스터)에서는 얼마나 큰 관심을 받고 있는지 잘 실감을 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는 개인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한국에서 지금처럼 큰 관심을 받았다면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크게 부담이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큰 행복"이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박지성은 최근까지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모색하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로 방향을 선회해야 했던 이근호(24. 주빌로 이와타)와 지난 3월 위건 애슬레틱에 입단한 뒤 데뷔전도 갖지 못한 채 부상으로 낙마한 조원희(26)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박지성은 "(이근호의 J-리그행은)선수의 개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내가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유럽진출 좌절은)실력보다는 선수 주변의 환경적인 문제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박지성은 "조원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빨리 회복해서 팀 훈련에 합류하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하지 못했다고 실망하는 것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애정어린 충고를 보냈다. 이밖에 박지성은 지난 2001년 대표팀 합류시절부터 2005년 PSV아인트호벤 활약 당시까지 한솥밥을 먹으며 자신을 키워준 ´마에스트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동지에서 적으로 만나게 된 느낌도 밝혔다. 러시아대표팀을 이끌던 히딩크 감독은 지난 2월 첼시와 시즌 말까지 단기계약을 맺고 런던에 입성, 프리미어리그와 UEFA챔피언스리그, FA컵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이 첼시 합류 후)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아마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나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한 뒤 "히딩크 감독을 상대하는 것을 간절히 원하지는 않는다"는 농담으로 히딩크 감독이 껄끄러운 상대라는 생각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한편, 인사이드 맨유 5월호에는 박지성 외에 라이언 긱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등 맨유 주전선수들의 인터뷰와 함께 맨유의 UEFA챔피언스리그 에피소드, 영국 현지 전문가들이 꼽은 맨유 베스트11 등의 내용이 수록돼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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