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최근 홈 팬들을 볼 때 마다 미안한 감정이 앞섰다. 프로배구가 열리는 날이면 천안유관순체육관의 스탠드는 거의 채워졌고 열기도 타 구장을 압도하고 있지만, 정작 홈 승률은 높지 않았기 때문. 25일 LIG손해보험과의 홈경기 전까지 모두 5번 경기를 치러 3승2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3승은 신협상무 2번, KEPCO45(한국전력) 1번이고, 중요한 일전이었던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전은 모두 패했다. LIG전은 그래서 중요했다. 순위도 순위지만 홈팬들에게 승리를 안기고픈 마음이 앞선 것이다. 이런 기도가 통할 것일까. 김 감독은 참고 기다려 준 홈팬들에게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겼고, 홈 팬들도 비로소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현대캐피탈은 25일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V리그 2라운드 LIG전에서 박철우(25득점)의 활약을 앞세워 세트스코어 3-2(25-20 19-25 25-20 25-27 15-9)로 신승했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8승(2패)째를 거두며 1위를 굳게 지켰다. LIG는 5승5패로 4위에 머물렀다. 이날의 해결사는 박철우였다. 세트스코어 1-1에서 맞은 3세트, 박철우는 9-11로 뒤진 상황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킨 뒤 대포알 같은 서브로 상대 리시브 불안을 이끌어내 동료 센터인 이선규의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박철우는 이후 후위공격까지 성공시키며 사실상 내리 3득점을 만들어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게다가 5세트에서의 활약은 더욱 돋보였다. 팀의 15점 중 절반이 넘은 8점을 뽑아내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현대는 윤봉우가 블로킹 7개 포함 14득점, 이선규도 블로킹 5개를 성공시키는 등 높이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 김호철 감독은 “홈 팬들에게 기쁨을 안겨주기 위해 선수들에게 정신 바짝 차리라고 얘기했는데, 이겨서 다행이다. 파워와 높이가 앞섰고, 수비가 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이 도로공사를 잡고 3연승을 달리며 선두에 올랐다. 흥국생명은 도로공사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12 25-16 25-18)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6승2패로 이날 경기가 없는 GS칼텍스와 동률을 이뤘지만 점수득실률에서 앞서 1위를 마크했다. 도로공사는 4연패로 2승6패를 기록,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