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켜쇼-그레인키 등 주춤…타선도 침묵
어깨 부상을 이유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던 류현진(27)이 LA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으로 복귀한 것은 지난달 22일(한국시간) 뉴욕 메츠 원정경기였다.
이 경기를 기점으로 다저스 선발진은 류현진~잭 그레인키~클레이튼 커쇼~댄 해런~조시 베켓으로 이어지는 순서가 구축됐다. 올 시즌 개막 후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선발진 5명을 처음으로 풀가동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류현진이 복귀한 이후 다저스는 8승9패에 그치고 있다. 류현진이 4차례 선발로 나와 100% 승리를 따냈지만, 나머지 투수들이 등판한 경기에서 4승9패로 부진을 보였다는 뜻이다.
이 기간에 베켓은 지난달 26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자신의 첫 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며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이후 패배만 2차례 당해 시즌 전적 3승3패를 마크했다. 시즌 방어율이 2.57로 다저스 선발진 중 가장 뛰어나지만 타선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4월까지만 해도 방어율 2.03을 기록하는 등 4승무패로 시즌을 출발해 ‘1선발 같은 4선발’이라는 극찬을 받았던 댄 해런은 최근 4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만 당했다. 시즌 방어율도 어느덧 3.50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다저스가 승률 5할대 언저리에서 계속 머무르고 있는 이유는 사이영상 수상 경험이 있는 그레인키와 커쇼가 엇박자를 내며 주춤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복귀한 이후 다저스 선발 빅3가 나란히 출전할 수 있었지만 다저스는 3연승에 실패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100년 만에 ‘21연속경기 2실점 이하 행진’이라는 진기록을 수립했던 그레인키는 5월 23일 메츠전에서 5이닝 3실점(1자책점)으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고, 팀도 3-5로 패배를 당했다. 다음날인 24일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커쇼가 6이닝 무실점으로 다저스의 2-0 승리에 앞장섰기에 그레인키를 출격시키고도 약체 메츠를 잡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쉬웠다.
지난달 27일부터 홈에서 상대한 신시내티 레즈전은 빅3가 나란히 출격했다. 이번에는 류현진(27일)과 그레인키(28일)가 나란히 승리를 따내 3연전 싹쓸이를 기대했지만, 커쇼가 29일 레즈의 호머 베일리와 팽팽한 투수전을 펼친 끝에 7이닝 3실점을 기록하면서 2-3 패전을 당했다.
지난 1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 4연전 세 번째 경기에 출격한 류현진은 팀이 12-2로 대승을 거둬 시즌 6승째를 따냈지만, 바로 다음날인 2일 그레인키가 시즌 2번째 패전을 당했다. 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커쇼가 시즌 4번째 승리를 따내 다시 한 번 세 명의 선수가 모두 승리와 인연을 맺는 데 실패하게 됐다.
생애 첫 쿠어스필드 등판이었지만 류현진은 7일 콜로라도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해 개인적으로 부상 복귀 후 파죽의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8일 콜로라도전에서 그레인키가 7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시즌 9승 도전에 실패했고, 팀도 연장 10회 접전 끝에 브랜든 반스에게 끝내기 3루타를 맞고 4-5로 무릎을 꿇었다.
다저스가 32승에 그치고 있는 사이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먼저 40승 고지를 선점했다. 물론 올 시즌에도 지난해 중반 펼쳤던 42승8패의 경이적인 승률 행진이 이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다저스로서는 ‘빅3’가 나란히 출격하는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지 않고서는 자이언츠와의 격차를 줄이기가 결코 쉽지 않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