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수. 스포츠동아DB
개그와 웃음으로 분위기메이커까지 한몫
kt 스프링캠프 막바지. 선수들은 곧 시작될 시즌에 대한 중압감과 고된 해외훈련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캠프가 이웃해 있는 롯데 선수들조차 “kt 선수들 안쓰러울 정도다”라고 말할 정도다. 조범현 감독의 훈련 스타일에 대한 소문을 듣고 온 선수들도 “직접 겪으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한화보다 우리가 많이 뛴다”고 말한다.
힘든 훈련이지만 박경수(31·사진) 주위에서는 항상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김상현은 “힘들지만 경수 개그가 있어 버틴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신인 선수들이 많고 조용한 성격의 선수들이 많은데 박경수가 밝은 분위기로 잘 이끌고 있어 보기 좋다”고 말했다.
1일 만난 박경수는 한 눈에 봐도 덩치가 더 커졌다. 그러나 체중은 5kg이나 사라졌다. 박경수는 “처음 1∼2주일은 ‘아 장난이 아니구나. 다음주에 집으로 쫓겨 가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 지난해 허벅지 근육 파열 부상이 있었지만 그래도 FA선수로 kt에 입단했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느꼈고 신인선수들을 열심히 적아 다녔다. 자연스럽게 5kg이 줄어들었는데 근육량은 더 많아진 것 같다. 다들 힘들기 때문에 더 웃고 떠들고 있다. 밝고 분위기 좋은 팀이 항상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더라. 힘들지만 더 웃자고 하고 있다”며 웃었다.
박경수는 2003년 LG에 입단 프로에서 10년을 뛰었다. LG의 암흑기를 그대로 경험했고 많은 감독을 만나왔다. 그러나 올해 같은 훈련은 처음이다. 그는 “야구하면서 이런 훈련은 처음이다. 1차 훈련 때는 베테랑 선수들의 신인보다 스윙을 더 많이 했다”고 웃으며 “힘들지만 신기하게 자신감이 점점 더 강해진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올 한해 부상당하지 않고 팀을 위해 제 몫을 다 하고 싶다. 이렇게 훈련했는데 부상으로 뛰지 못하면 너무 아까워서 억울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가고시마|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