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찬헌. 스포츠동아DB
이동현·봉중근 앞선 필승조는 누구?
갑작스런 주축 불펜투수의 이탈, LG는 이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할까.
24일 수원 kt위즈파크. LG 양상문 감독은 말을 아꼈다. 전날 경기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교체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직접적 언급은 피했지만,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구단 자체적으로 3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정찬헌의 공백이 뼈아팠다.
LG는 23일 수원 kt전에서 4-8로 패했다. 4-0으로 앞선 7회말 대거 7실점하며 허망한 역전패를 당했다.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선발 헨리 소사는 7회 고비를 넘지 못하고 6.1이닝 7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LG 벤치는 소사가 오정복에게 결승 3점홈런을 맞고 나서야 투수를 교체했다.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해 아쉬움이 나올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전날 마무리 봉중근이 몸에 불편함을 호소해 등판이 불가능했다. 양 감독은 “(이)동현이를 3이닝 갈 수는 없었다. 소사를 7회까지 가야 동현이로 2이닝을 막을 수 있었다. 동점이 될 때까지 소사로 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동현-봉중근 앞에 나서는 필승조 정찬헌의 공백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당장의 1승보다 더 큰 문제는 남은 시즌이다. 정찬헌은 LG 불펜진 가운데 가장 많은 44이닝을 책임졌다. 강한 어깨를 앞세워 중간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는 투수였다.
좌완 신재웅과 윤지웅, 우완 최동환 등에게 정찬헌의 역할을 나눠 맡긴다고 하지만, 23일 경기 운용에서 나타나듯 아직 다른 투수들에 대한 믿음이 크진 않다. 다행히 24일에는 선발 임정우(5이닝 2실점)에 이어 6회 등판한 신승현과 윤지웅이 1.2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이동현(1.2이닝 무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과 봉중근(1이닝 무안타 1탈삼진 무실점)에게 바통을 잘 넘겨줬지만, 당분간 양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수원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