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우천취소에 신난 정근우 “난 비가 참 좋아”

입력 2015-06-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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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타자 정근우. 스포츠동아DB

24일 넥센-한화전이 열릴 예정이던 대전구장. 오후 3시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더니 장대비가 그라운드를 시원하게 적셨다. 2시간 넘게 내린 비 때문에 결국 이날 경기는 취소됐다.

비를 가장 반긴 쪽은 한화 선수들이었다. 한화는 4월 28일 광주 KIA전 이후 우천순연된 경기가 하나도 없었다. 58일간 계속된 강행군에 선수들이 조금씩 지쳐갔다. 게다가 한화는 그동안 역전승을 거두는 경기가 많았다. 다시 말하면 매 경기, 매 순간 긴장을 풀 수 없었단 얘기다. 선수들은 바짝 말라버린 하늘을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토록 기다리던 비가 한화에도 찾아왔다. 정근우(33·사진)는 연신 라커룸과 덕아웃을 오가며 “이 비면 경기 못한다. 난 비가 참 좋다”는 농담으로 기쁨을 드러냈고, 한상훈(35)은 물웅덩이가 생긴 그라운드를 보며 “수영을 해도 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선발로 예고된 배영수(34)는 4월 16일 대전 삼성전, 19일 대전 NC전에 이어 이날도 우천순연되며 ‘비영수’라는 별명이 생겼다. 그는 “내가 등판하려면 취소된다”며 아쉬워했지만, 오랜만에 주어진 휴식이 싫지는 않은 표정이었다.

한화 김성근 감독 역시 “아픈 애들이 많다. 비는 매일 기다린다”는 말로 ‘하늘에서 온 선물’을 감사하게 받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한 여름 밤의 꿈’이다. 김 감독은 25일부터 예고된 장마 소식에 “비가 오면 시내에 있는 실내훈련장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2∼3일 길어지면 서산(2군 훈련장)으로 간다”며 긴장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대전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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