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를 향해 뛴다!] ‘V 루틴’으로 金과녁 쏜다

입력 2016-05-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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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양궁을 빼놓을 순 없다. 피나는 훈련과 별개로 KISS에선 다가올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대비해 이미지 트레이닝, 프리 슈팅 루틴 훈련 등을 선수들에게 적용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리우 신화’에 도전하는 남녀 태극궁사들의 모습, 왼쪽부터 김우진 구본찬 장혜진 기보배 이승윤 최미선. 스포츠동아DB

■ 30. 양궁

슈팅전 일관적인 긍정 습관 훈련
선수 집중력 강화…경기력 좌우
‘성공’ 이미지 트레이닝도 V열쇠


대한민국 양궁의 첫 금메달은 1984년 LA올림픽 여자 개인전(서향순)에서 나왔다. 이후 1988년 서울, 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애틀랜타,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까지 역대 올림픽에서 꾸준히 4개 이상의 메달과 2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여자 단체전의 경우 서울올림픽 이후 7연패를 달성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선 8연패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양궁은 효자종목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국내 지도자들의 해외 진출로 인해 전 세계적인 전력평준화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멕시코, 스페인, 이탈리아, 대만 등 각국 사령탑이 모두 한국 지도자들이다. 경기방식 또한 기존의 총점 합산이 아닌 세트제로 바뀌어 선수들의 심리적 조절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세트제는 맞대결에서 승·무·패를 따져 가산점을 주는 방식이다. 세트 승리시 2점, 비기면 1점, 지면 0점이 주어지며 최대 5세트가 펼쳐지고 점수가 많은 쪽이 승리한다. 동점 시 한 발로 결정되는 슛오프를 하는데, 과녁의 중심에 더 가깝게 맞힌 선수가 승리한다. 세계선수권대회나 월드컵에서 슛오프 한 발로 메달색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양궁은 환경이 변하지 않는 안정된 상태에서 움직이지 않는 목표물을 정확하게 맞히는 운동으로, 자신의 리듬과 최상의 심리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실내종목인 사격과 달리 실외에서 진행돼 바람, 비 등 환경적 요소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날씨 요인에 따라 슈팅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수집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정확하고 빠른 결정이 필수적이다. 환경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해 정확하게 판단하고 결정해 쏘는 선수가 더 좋은 점수를 기록한다. 결국 어떤 선수가 더 불안을 잘 조절하고, 더 자신을 믿고 집중해 쏘느냐가 경기력을 좌우한다.

리우올림픽에 대비해 한국스포츠개발원(KISS)에선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자신감, 불안, 집중력 조절을 위한 이미지 트레이닝과 프리 슈팅 루틴 훈련을 적용해왔다. 먼저 이미지 트레이닝은 모든 감각을 동원해 마음속으로 성공적으로 슈팅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그리는 것을 말하는데, 머릿속 이미지를 그리는 것만으로도 슈팅을 실제로 할 때와 유사한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이 일어난다. 경기장 사선에서 활을 들어올리고, 화살을 꽂고 조준해 활시위를 당겨 나의 화살이 타깃 정중앙 노란색에 꽂히는 장면을 머릿속에 거듭 그리는 연습을 수 없이 한다. 더욱 생생하게 그리기 위해 슈팅과 관련된 다양한 감각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경기영상을 본 뒤 이미지를 그리거나 자신이 가장 잘했던 과거의 경기 모습을 떠올리기도 한다.

루틴은 슈팅을 하기 전에 일관적으로 하는 생각과 느낌, 행동을 정해 집중력과 자신감 및 불안 조절에 도움이 되도록 한 기법이다. 긍정적 혼잣말과 이미지, 집중시키는 단서나 단서 이미지를 루틴으로 구성한다. 개인별로 루틴을 개발하고, 이를 훈련에서 연습하고 올림픽 이전 경기에서 활용해 자신에 맞는 흐름을 구성한다. 가령 경기 전 ‘내가 할 수 있을까? 지면 어쩌지?’라고 불안해하는 선수에게는 이와 같은 걱정과 자신을 의심하는 것을 멈추기 위해 ‘된다! 된다! 된다! 감각에 집중하는 거야’ 따위의 긍정적 혼잣말을 루틴으로 만들어 활용한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양궁대표선수들은 올림픽 메달보다 힘들다는 치열한 선발전을 거친 이들이다. 특히 남자부 김우진과 여자부 장혜진은 4년 전 선발전 4위로 아쉽게 런던행이 좌절됐으나, 다음 단계를 향한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4년간 끈기와 인내심으로 노력해왔다. 실패 후 회복을 잘하는 선수들로 리우올림픽에서 중요한 순간에 난관이 와도 누구보다 이를 현명하게 이겨내리라 생각된다.

이들 외에 우리 양궁대표팀은 구본찬, 이승윤(이상 남자), 기보배, 최미선(이상 여자) 등 모두 6명의 선수와 문형철 총감독, 박채순 감독, 양창훈 감독, 최승실 코치, 한승훈 코치 등이 있다. 여기에 대한양궁협회와 KISS가 ‘원 팀’으로 리우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잡습니다 5월 19일자 8면 ‘리우올림픽을 향해 뛴다!’ 29회 유도편의 표 ‘한국여자유도 주요 대회 성적’ 중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장은경은 여자선수가 아닌 남자선수이기에 바로잡습니다. 또 1991년 세계유도선수권대회 개최지는 팔라우가 아닌 바르셀로나이며,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56kg급 은메달리스트는 정선영이 아닌 정선용입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선임연구원 김영숙 박사
스포츠동아·KISS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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