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3연승! 물음표를 지운 한화 이태양

입력 2016-08-1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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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태양.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화 이태양.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화 이태양(26)이 독수리 마운드의 태양으로 강렬한 햇살을 내비치고 있다. 데뷔 후 처음으로 3연속 선발승을 거두면서 무너질 뻔한 선발 마운드를 떠받쳤다.

이태양은 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전에 선발등판해 5.2이닝 동안 78개의 공을 던지며 4안타(1홈런 포함) 2볼넷 2삼진 3실점으로 9-6 승리를 이끌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최근 2연승을 올리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희망을 키울 수 있게 됐다. 순위는 여전히 8위지만, 이날 4위 SK와 5위 KIA, 6위 롯데가 나란히 패하면서 이제 한화는 4위 SK와 5위 KIA에도 2게임차로 따라붙었다.

지난해 4월 오른쪽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은 이태양은 올 시즌 4월23일에 처음 1군 마운드를 밟은 뒤 13경기 동안 1승도 올리지 못하고 5연패로 시작했다. 그러던 그는 7월28일 대전 SK전에서 6.1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내더니 거침없는 3연승 행진을 펼쳤다. 8월3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올렸고, 이날까지 3연속경기 승리투수가 됐다. 3연속경기 선발승은 개인적으로 2010년 프로 데뷔 후 최고 기록이다. 3연승 자체도 처음이다. 종전까지 2연승이 개인 최다연승이었다.

한화 선발 마운드는 최근 힘겹게 돌아가고 있다. 송은범과 장민재가 부상으로 이탈한 데다 외국인투수 에릭 서캠프도 국내 무대에서 5경기 동안 승리 없이 3패에 방어율 8.38로 부진해 현재 서산 2군 훈련장에 가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태양의 3연승은 그야말로 먹구름 사이를 비추는 햇살처럼 눈부실 수밖에 없다.

올 초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요즘 잠을 자면 마운드에서 던지는 꿈을 꾼다. 간절해서 그런지 모르겠다”며 마운드에 오를 날을 꿈꿔온 그였다. 시즌 초반 뜻대로 풀리지 않았지만, 재활과정이라 여기고 긍정적인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수술과 재활의 힘든 시기를 이기고 돌아온 그가 3연승을 올린 것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희망투다. 2연승까지는 몰라도, 3연승을 올렸다는 것은 이제 그가 선발로 예고될 때 따라붙던 물음표를 걷어낼 수 있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한발벌 동쪽 하늘 위로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한화 이태양(왼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화 이태양(왼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한화 이태양=밸런스가 점점 잡혀가고 있다. 볼넷이 줄어들고 있고, 원하는 코스에 공을 던지는 느낌이 생긴다. 아직 구속(최고 143㎞)이 부족하지만 우리 팀 타선이 점수를 잘 내주고 있기 때문에 버티면 승리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전반기에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해 후반기에 나만의 느낌을 찾기 위해 던지고 있다. 전반기처럼 게임 중간에 구속이 확 떨어지는 느낌은 없다. 상대타자가 친다고 다 안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던지고 있다. 완급조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주무기인 포크볼을 유인구뿐만 아니라 카운트를 잡는 데 이용하고 있다. 커브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교체는 감독님의 권한이다. 다만 내가 더 던지면 불펜 형들이 쉴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길게 던지고 싶은 마음은 있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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