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주현-최원태. 스포츠동아DB
넥센 염경엽 감독은 19일 고척 NC전을 앞두고 남은 후반기를 책임질 선발진 구상을 내놓았다. 이날 또 다른 선발 후보 양훈을 2군으로 내린 염 감독은 박주현과 최원태를 선발진의 끄트머리를 담당할 선수로 언급했다. 기존 앤디 밴 헤켄~신재영~스캇 맥그레거로 이어지는 1~3선발의 뒤를 받칠 투수들로 두 영건을 낙점한 것이다.
염 감독이 기대를 건 박주현과 최원태는 공교롭게도 18일과 19일, 이틀간 나란히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둘의 상대는 3위 넥센이 가을무대에서 만날 확률이 높은 2위 NC. 18일 먼저 선발로 나선 박주현은 고척 홈에서 5이닝 6안타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5회까지 투구수는 95개로 조금 많았지만 팀 타선이 활발하게 터지며 박주현을 도왔다. 특히 이달 들어 잠시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뒤 24일 만에 나선 선발 복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점이 염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다음날은 최원태가 선발의 임무를 맡았다. 직전 등판이었던 13일 잠실 두산전에서 4이닝 7안타 8실점으로 호되게 당한 최원태는 5일간 재정비를 마치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최원태는 5.2이닝 동안 9안타 1볼넷 3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바통을 금민철에게 넘겼다. 눈에 보이는 성적은 뛰어나지 않았지만, 데뷔 후 최다이닝 타이는 물론 최다투구수를 기록하며 마운드에서 오래 버티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적인 넥센으로선 박주현과 최원태의 분발이 반갑기만 하다. 가을야구에선 4인 선발 로테이션이 유용한 만큼 둘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9월 잔여경기 일정이 시작되면 둘을 ‘1+1’ 전략으로 내세우는 일도 가능하다. 염 감독은 일단 두 투수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기 때문에 박주현과 최원태는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고 마운드에 계속해 오를 전망이다.
고척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