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임병욱. 스포츠동아DB
임병욱은 올 KBO리그 정규시즌을 통해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히 알렸다. 104경기에 출장해 타율은 0.249(233타수58안타)로 높지 않았지만, 8홈런(24타점), 17도루를 기록하며 장타력과 빠른 발을 뽐냈다. LG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홈런을 때려내며 존재감을 알렸다. 입단 당시 유격수였지만, 올 시즌을 통해 중견수로 정착했다는 점이 큰 수확이었다. 빠른 발을 활용한 넓은 수비범위는 임병욱의 확실한 장점이 됐다.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며 경험을 쌓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임병욱은 “처음에는 정말 많이 헤맸다. 캠프 청백전 때도 갈피를 못 잡았는데,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서 적응하다 보니 요령이 생겼다”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임병욱이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크다. 이번 대회에선 주로 5번타자 중견수로 나서고 있는데, 4일(한국시간) 일본전에서는 4번타자로 출장했다. 일본 선발 혼다 게이스케(세이부)의 호투에 막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강력한 송구로 실점을 막아내며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8회 1사 3루에서 우에다 카이의 뜬공을 잡아 홈에 송구했고, 이는 포수 김준태의 미트에 정확히 전달됐다. 3루 주자 요시모치 료타가 태그아웃되며 이닝이 끝났다. 일본 야구전문매체 ‘풀카운트’에서도 이 상황을 두고 “한국 중견수 임병욱의 좋은 송구에 당했다”고 평가했다. 연장 10회 바람의 영향으로 타구 판단에 실패하며 결승점을 헌납(1-2 패)했지만, 이 또한 임병욱의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다.
2013년 청소년대표팀을 경험했지만, 프로 입단 후에는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창 성장하는 시기에 국제무대를 경험하는 것도 성장 과정 중 하나다. 임병욱은 “크게 다른 것은 없다. 정말 열심히 잘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넥센 관계자는 “애초 임병욱은 마무리캠프를 떠날 예정이었다. 실전을 많이 뛰면서 경기감각을 찾는 게 좋다고 판단했는데 때마침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감사한 마음으로 보냈다”고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