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일본 팬들도 등 돌린 나바로, 한국에서 받아줘도 되나

입력 2016-11-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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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이코 나바로. 사진제공|지바롯데 페이스북

야마이코 나바로. 사진제공|지바롯데 페이스북

야마이코 나바로(29)는 삼성에서 뛴 2년간(2014~2015시즌) 79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에 공헌한 외국인타자다. 실력만 봐선 크게 흠 잡을 데 없었다. 그러나 결함이 있었다. 성실함과 거리가 먼 사고뭉치였다. 지각을 밥 먹듯이 했고, 그라운드에선 집중력을 잃은 플레이로 구설수에 올랐다. 2016시즌 삼성과 재계약하지 못한 결정적 이유다.

마침 2015시즌이 끝나고 2루수 루이스 크루즈(요미우리)와 3루수 이마에 도시아키(라쿠텐)를 동시에 떠나보내 내야수가 필요했던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의 부름을 받았고, 미련 없이 한국을 떠났다.

외국인선수라도 팀 분위기를 깨트리면 즉각 조치하는 NPB에선 달라질 것으로 봤다. 당시 지바 롯데는 이토 쓰토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이구치 다다히토(42), 후쿠우라 가즈야(41), 오무라 사부로(은퇴) 등 베테랑 선수들이 예의를 중시하는 팀 분위기를 만든 터라 더욱 그랬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때부터 사고를 쳤다. 2월21일 오키나와 나하공항에서 실탄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야마무로 사장과 이토 감독은 사과해야 했고, 나바로는 2개월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실탄 소지 혐의로 사과하는 나바로와 지바롯데 관계자. 사진제공|지바롯데 홈페이지

실탄 소지 혐의로 사과하는 나바로와 지바롯데 관계자. 사진제공|지바롯데 홈페이지


복귀 후 성실한 플레이로 인정받았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터. 그러나 달라진 것이 없었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나바로가) 훈련과 미팅에 늦기 일쑤였고, 감독이 짠 타순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번트 수비 등 기본적인 포메이션을 망각하고 베이스커버를 가지 않는 모습에 격분한 이토 감독은 나바로를 2군으로 내리기도 했다.

10월8일 후쿠오카 야후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 클라이맥스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 1차전이 결정적이었다. 현장에서 나바로의 문제점이 한눈에 들어왔다. 마운드에 야수들이 모두 모였을 때도 혼자 2루에 서 있다가 뒤늦게 주장 스즈키 다이치(유격수)의 지시를 받고 헐레벌떡 움직였다. 0-0이던 3회 2사 만루 위기에선 후쿠다 슈헤이의 유격수 땅볼 때 2루 베이스커버를 가지 않았다. 안타성 타구를 스즈키가 걷어냈지만, 2루가 텅 비는 바람에 1루에서 간신히 타자를 아웃시켰다. 이를 본 지바 롯데 팬들은 나바로를 향해 “집에 가라”며 야유를 퍼부었다. 팀도 2전패로 탈락했다.

결국 지바 롯데는 나바로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성적도 좋지 않은데, 태도도 엉망이니 품고 갈 이유가 없었다. 일본 팬들도 “멘탈이 문제”, “태도와 성적 모두 볼품 없었다”고 혹평을 쏟아냈다.

삼성 시절 나바로. 스포츠동아DB

삼성 시절 나바로. 스포츠동아DB


현재 삼성이 나바로의 재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5년간 나바로의 보류권을 쥔 삼성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2015년 외국인타자 아롬 발디리스를 영입해 실패를 맛본 삼성에 나바로의 공격력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매력. 그러나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일본에서도 ‘품행제로’였던 나바로가 개과천선한 모습을 보여줄지는 의문이 남는다. “요즘은 외국인선수들의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도 굉장히 중요할 텐데”라는 한 야구인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강산 스포츠 2부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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