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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은 18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벌어진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월드컵 4차 대회 500m 결승에서 42초48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값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500m는 한국쇼트트랙의 대표적인 취약종목이다. 특히 여자대표팀은 역대 올림픽 500m에서 단 하나의 금메달도 목에 걸지 못했다. 1998나가노대회에서 전이경, 2014소치대회에서 박승희가 동메달을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남자대표팀에서도 1994릴레함메르대회 때 채지훈이 금메달을 따낸 뒤 2006토리노대회에서 안현수가 동메달, 2010밴쿠버대회에서 성시백이 은메달을 따낸 것이 전부다. 1000m·1500m와 달리 폭발적인 스타트가 생명인 500m에선 신체조건이 좋은 서양선수들에게 밀렸다. 그런 점에서 최민정의 500m 금메달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연은 아니었다. 최민정은 2015~2016시즌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500m에서도 42초998의 기록으로 우승한 바 있다. 월드컵에서는 2003년 11월 전주 3차 대회 최은경 이후 여자 500m 첫 금메달이었다. 올 시즌 2·3차대회에서도 500m 은메달을 따내며 단거리에서도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날 3위로 스타트를 끊은 최민정은 3바퀴를 남기고 2위로 올라선 뒤 2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서 선두로 올라섰다. 절묘하게 인코스를 파고들어 순위를 끌어올렸다. 2위 판커신(중국·42초657)도 여유 있게 제쳤다.
심석희의 질주도 돋보였다. 17일 열린 여자 1500m에서 2분32초346으로 우승했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올 시즌 월드컵 1차 대회부터 4개 대회 연속 1500m를 석권하며 이 종목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18일 여자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는 엘리스 크리스티(영국·1분32초869)에 금메달을 내줬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동메달(1분33초663)을 차지했다.
최민정과 심석희의 금메달 행진은 3000m 계주 결승까지 이어졌다. 노도희(한체대), 김지유(잠일고)와 호흡을 맞춰 4분07초624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최민정과 심석희의 동반 2관왕이 확정된 순간이다. 심석희는 올 시즌 4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1500m와 3000m 계주를 석권했다.
심석희는 대회 후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서 기뻤고, 3000m 계주에서 다 같이 힘을 합쳐서 좋은 성적을 내서 뜻 깊었다”며 소감을 말했다. 최민정도 “일단 500m는 주종목이 아니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 좋고,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에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고 응원해주셔서 힘이 났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한편 남자대표팀은 이정수(27·고양시청)가 17일 1500m에서 2분14초371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18일 500m에선 한승수가 52초676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쇼트트랙은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개(남녀 1500m·여자 500m·여자 3000m 계주)와 은메달 1개(여자 1000m 1차레이스), 동메달 2개(여자 1000m 2차레이스·남자 500m)를 목에 걸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